23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하자 우리나라의 경제정책 기조를 '물가안정'에서 '경기부양'으로 전환하는 게 아닌지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여전히 최우선 과제는 물가안정"이라며 "당장의 정책기조 변화는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24일 방기선 기재부 1차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8차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통해 "물가가 아직 5%대에 머물고 있다"며 물가안정을 강조했다.

"물가→경기, 정책기조 변화 시기상조" 선그은 기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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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차관은 "고용 증가세가 축소되고 있고 물가 상승률은 5%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수출까지 감소하고 있어 경제가 어려운 여건"이라고 말했다. 경제상황이 어렵지만 경기부양으로 정책기조를 바꾸기 위한 필수 전제인 '물가안정이 여전히 충족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물가가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정부가 경기부양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는 것은 경기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우선 2021년 기준 한국 국내총생산(GDP)에서 35.6%(2021년 기준)를 차지하는 수출은 올 1월까지 넉 달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1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고용시장도 점점 더 얼어붙고 있다. 올해 1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41만1000명 늘어나는 데 그치며 증가폭이 8개월 연속 줄었다.


결국 경제정책 주무부처인 기재부는 지난 17일 2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경기 흐름이 둔화했다'며 공식적으로 경기둔화를 인정했다.


또 이창용 한은 총재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주요 이유 중 하나로 '물가상승률 하향 안정 전망'을 꼽자 '한은이 물가 안정보다 경기 둔화에 대한 대응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 총재는 "물가 패스(경로)가 이번 결정(동결)에 중요한 요인이었다"며 "3월부터는 4%대로 상승률이 낮아지고, 그 추세가 계속돼 올해 말에는 3% 초반으로 내려가는 패스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우리 생각보다 물가가 빨리 내려오지 않으면 금리를 더 안 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 전환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앞서 언급한 올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일 추 부총리는 "거시적으로 보면 당분간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둬야 한다. 물가안정 기조를 확고히 하되 경기 문제를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 점점 강해진다"고 말한 바 있다. 향후 경기 쪽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지만 '확고한 물가 안정 기조'라는 전제가 충족돼야 정책 변화가 가능하다고 다시금 강조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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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관계자는 "그동안 부총리가 물가가 확연한 안정세를 보여야 경기부양으로의 정책기조 변화 가능하다고 했는데 현재 물가가 안정됐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며 "우선 소비자물가동향을 통해 나오는 물가상승률 둔화가 숫자로 확인돼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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