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 해촉…安 '제2의 나경원' 되나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안철수 캠프 선대위원장을 맡은 김영우 전 의원을 대통령실에서 해촉하고, 친윤(親尹)들도 안 의원을 '반윤(反尹)'이라고 공격하면서 '대세론'을 타고 있는 안 의원이 '제2의 나경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나 전 의원이 불출마 과정에서 받은 압력과 결이 비슷해서다. 이에 안 의원은 "해촉은 제대로 된 선거운동을 펼치라는 의미"라며 반윤(反尹) 프레임에 걸리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그에게 '반윤' 프레임을 씌웠다간 결선투표에서 실제 반윤 표가 몰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친윤(親尹)'으로 분류되는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3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안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국정의 힘을 뺄 가능성이 높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또 과거 인수위원장 시절 '잠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실망감이 컸을 것이라는 주장도 했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이 실망감을 표출했나'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걸 제가, 우리가, 사람이 세상 살면서 이 정도 나이 다 되면 다 마찬가지 아니겠나"며 "그 정도 되면 어떤 모습을 보면 그 모습에 대한 평가는 대동소이할 것"이라고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는 앞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도 안 의원이 '윤심(尹心)팔이를 하고 있다'며 "반윤 행태를 보이면서 당심을 사기 위해 "윤·안(윤석열-안철수)연대"니 "김·장(김기현-장제원)균열"이니 하는것은 당원들을 기망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안 의원을 '반윤' 프레임으로 몰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실이 안 캠프 선대위원장인 김 전 의원을 해촉한 것도 이런 프레임에 힘을 더한다. 친윤의 공격과 대통령의 해촉 등은 앞서 유력 당권주자이자 대선주자였던 나 전 의원의 불출마 과정에서도 똑같이 나타났던 현상이다. 나 전 의원을 향한 '친윤계'의 공격이 이젠 안 의원을 향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안 의원은 '반윤' 프레임을 일축하며 "제대로 된 선거 운동을 펼치란 의미로 받아들인다. 대통령실의 결정을 이해한다"고 응수하고 나섰다. 여전히 자신에게 '윤심(尹心)'이 있음을 주장한 것이다.

안 의원이 대통령실의 해촉에 이같이 대응한 것은 윤심(尹心)이 중요한 당원 대상 전당대회에서 '반윤(反尹)' 프레임에 걸릴 경우 지지율 하락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나 전 의원 역시 당 지지율 1위를 기록하다 '반윤', '비윤' 프레임에 걸리면서 지지율이 급락했다. 안 의원도 현재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프레임에 걸려들 경우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나친 '반윤몰이'가 안 의원에게 오히려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진짜 '반윤'을 표방하는 '이준석계'의 천하람 순천 당협위원장이 당 대표에 출마하면서 반윤 성향이 강한 표는 천 당협위원장에게로 몰리겠지만, 1차 투표에서 과반 1위가 나오지 않아 결선투표까지 갈 경우 갈 곳을 잃은 반윤 성향의 표가 안 의원에게 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서 천 당협위원장의 출마가 2030 세대를 투표장에 끌어들일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 "이 2030 세대가 일단 예선에서 투표를 하면 결선에서도 투표를 할 가능성이 높다. (투표를) 안 할 사람들이었는데 반윤 몰이를 계속하면 안 의원이 오히려 결선투표에서 이 사람들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