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기업의 가격전가 행태, 과거보다 강화"
임금·중간재 수입비용·경쟁국 가격 이례적 동반상승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코로나19 경기회복 과정에서 임금은 물론 중간재 수입비용, 경쟁국 가격 등이 동반 상승하면서 기업의 가격전가율을 더욱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비용이 중간재 수입비용·경쟁국 가격과 함께 상승한 경우는 과거 외환위기, 금융위기 이후 경기회복기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이례적인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5일 한국은행은 'BOK이슈노트: 최근 임금 흐름에 대한 평가 및 가격전가율 추정' 보고서에서 "최근에는 과거와 다르게 임금 상승이 중간재 비용 상승과 동반돼 기업이 원가비용 상승분을 흡수할 여력을 저하시키면서 가격전가 행태가 과거에 비해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별 패널자료를 이용해 임금이 생산자물가에 미친 영향을 추정한 결과 2021년 이후 제조업, 서비스업 모두에서 한계비용(임금, 중간재 비용)의 가격전가율이 큰 폭 상승했다.
제조업의 경우 임금이 10% 상승할 경우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0.1%에서 2.0%로 높아졌으며, 중간재 비용의 생산자물가 전가율(10% 상승시)도 5.3%에서 8.2%로 상승했다. 제조업은 경쟁자 가격 요인도 예전보다 더 강화되면서 생산자물가 상승에 기여했다.
서비스업의 경우 임금 10% 상승 시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1.6%에서 3.0%로 큰 폭 높아졌으며, 중간재 비용의 생산자물가 전가율도 0.5%에서 0.7%로 소폭 상승했다.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오삼일 차장은 "전가율 상승은 노동비용과 중간재 비용이 동시에 상승하면서 기업의 가격전가가 더욱 강화됐기 때문"이라며 "다만 이 결과는 향후 중간재 수입물가가 안정될 경우 임금의 생산자물가 전가율이 2021년 이전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또 한은은 팬데믹 이후 1인당 명목임금의 큰 폭 증가는 특별급여 기저효과, 일부 산업의 호황 등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봤다. 반면 상용직 정액급여의 증가는 타이트(tight)한 노동시장과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임금 여건 변화를 반영한 기조적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이 임금 필립스곡선을 이용해 상용직 정액급여 증가율을 분해한 경과 빈일자리율과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은 최근 상용직 정액급여 증가의 상당 부분을 설명했다. 2019년 4분기 대비 올해 2분기 상용직 정액급여 증가율은 빈일자리율과 기대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0.75%포인트 상승했으며, 노동생산성·인구 등 여타 요인의 영향으로 0.36%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검은 월요일에 줍줍 하세요"…59만전자·400만닉...
아울러 빈일자리율과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이 상용직 정액급여에 미치는 영향은 사업체 규모에 따라 차별화됐다. 300인 이상 사업체의 상용직 정액급여는 기대인플레이션, 300인 미만 사업체의 경우 빈일자리율에 상대적으로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송상윤 과장은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은 지난 2분기 중 대규모 사업체의 정액급여 증가율을 2.58%포인트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한편 소규모 사업체의 경우 1.34%포인트 상승에 그쳤다"면서 "이런 현상은 노동조합 등 높은 임금협상력 등으로 대규모 사업체의 물가→임금 전가 정도가 더 크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