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구청장 ▲구정 철학 담은 슬로건 디자인(BI) 제한적 교체 당부 ▲ 주요업무 등 보고자 과장급에서 팀장급으로 단계 줄여 효율 높여 ▲ ‘예산낭비신고센터’ 운영, 구민의 시선으로 예산 집행 바라볼 것 ▲ ‘공공기관 기능 재조정 TF’ 운영, 행정 효율 높이고 군살 빼

[인터뷰]최호권 영등포구청장“실용적 구정 운영으로 행정 혁신 이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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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이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습니다. 지속가능한 행정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보다 더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식을 바꾸어야 합니다”


행정 공무원 출신인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이 "실용적인 구정 운영을 통해 행정 혁신을 이루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행정고시 출신 최 구청장은 1992년 영등포구청 문화공보실장을 시작으로 서울시, 청와대, 외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을 두루 거친 공직자 출신 구청장이다.


최 구청장으로 취임 후 직원들이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의전과 보고를 대폭 축소하며 “그 시간에 구민의 이익을 위해 일하라”는 지시를 내릴 정도로 직원들의 사정을 잘 아는 구청장으로 인기가 있다.

이런 최 구청장의 실용주의적인 면모가 최근 구정 슬로건 디자인(BI) 교체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구정 슬로건 디자인은 구정을 이끌어갈 핵심 철학을 구민들에게 보다 잘 전달하기 위해 글을 디자인한 것이다. ‘동행·매력 특별시 서울’이나 ‘변화의 중심, 기회의 경기’, ‘인천의 꿈, 대한민국의 미래’ 등 자치단체마다 슬로건을 디자인해 각종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이런 BI는 단체장의 철학을 반영하다 보니 단체장이 바뀌는 경우 교체 대상 1순위로 꼽히며, 합당한 이유 없이 교체가 늦어지는 경우 질책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영등포구도 최근 구정 슬로건인 ‘희망·행복·미래도시 영등포’에 대한 디자인을 마치고 교체를 시작했다. 구청과 동 주민센터 입구 안내판부터 각종 시설물에 대한 교체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최 구청장은 “영구적인 시설물에는 구정 슬로건 디자인을 붙이지 않기를 바란다”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본인의 구정 운영 철학을 구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에도 불구하고 제한적으로 사용할 것을 지시한 것.


그래서 많은 예산이 필요한 청사 외부 종합 안내판과 현수막 게시대 및 가로등 등에 대한 BI는 교체하지 않기로 했다. 최 구청장의 지시에 대해 구청 직원들 사이에서는 "유사한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이례적"이라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구 관계자는 “BI 교체로 인한 불필요한 예산 지출 등 행정의 비효율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런 실용주의적 면모는 직원과의 소통에서도 잘 드러난다. 최근 최 구청장은 한 부서 팀장의 보고를 받으며 “공직생활 20년 만에 처음으로 구청장에게 직접 대면 보고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최 구청장은 “팀장이라면 해당 업무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구청에서의 비중과 책임감 등을 고려했을 때 직접 보고할 수 있어야 한다”며 과장 이상이 보고하던 관행은 “마치 왼손으로 받아서 오른손으로 주고, 다시 오른손으로 받아서 왼손으로 건네주는 것과 다를 바가 없어 비효율적”이라며 과장급에서 이뤄지던 보고를 팀장이 직접 할 수 있도록 단계를 줄였다.


그래서 내년도 예산편성과 주요 업무 계획 수립을 위한 보고회에서도 과장급이 보고하고 팀장은 과장을 보좌하던 형식에서, 팀장이 직접 보고하도록 해 소통의 단계를 줄이고 효율을 높였다.


업무보고에 참석한 한 팀장은 “구청장에게 직접 보고한다고 해서 긴장했는데 지엽적인 숫자에 대한 질의응답이 아니라 업무 추진 방향과 애로사항 등에 대해 소통하는 시간이었다”며 “향후 업무 추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최 구청장은 ‘예산낭비신고센터’를 내년부터 운영한다. 구민들의 시선으로 구정을 바라보고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온·오프라인으로 접수된 예산 낭비와 절감에 대한 신고 내용은 분기별로 공개할 계획이다.


아울러 구정 혁신을 위해 공공기관 기능 재조정 TF를 비롯해 준공업지역 제도개선 TF, 1인 가구 및 약자와의 동행 TF 등 9개 TF팀을 구성, 운영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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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공공기관 기능 재조정 TF의 경우 공공기관이 설립 목적과 기능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최호권 구청장은 “구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시설 중 일부 시설은 종합 계획 없이 필요에 따라 설치, 운영하다 보니 기능 중복과 비대화로 재정 압박이 예상된다”며 “구민들에게 꼭 필요한 시설인지 근본적으로 따져보고 민간 자원 활용을 비롯해 수요 변화를 예측해 신중히 검토해 운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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