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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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발표한 대중(對中) 첨단기술 수출 통제와 관련해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12일(현지시간) "경쟁자에 대한 신중한 맞춤형 표적 기술 수출 통제"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수출 통제 발표 직후 미국 반도체 장비 업체들이 곧바로 중국의 대표적인 메모리반도체 업체 YMTC에서 지원을 멈추는 등 조치에 들어갔다.


중국의 반도체 패권을 막기 위한 조치였지만 시장 최대 ‘큰손’이었던 중국과 거리두기 해야 하는 미 반도체 장비 업체로서는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 "美 기술로 미국 위협 안 돼…핵심 기술에 관문 만들어"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국가안보전략(NSS)을 발표한 뒤 워싱턴DC 조지타운대에서 진행한 '설리번 보좌관과의 대화' 행사에서 중국을 '가장 중요한 지정학적 도전'이라 표현한 뒤 이렇게 말했다. 그는 "우리는 수출 통제에 포착되지 않으면서 가장 민감한 영역에서 경쟁자들의 능력을 가속할 수 있는 민감한 기술과 대외 투자 문제에 대응하는데 있어서 진전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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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상무부는 지난 7일 중국의 반도체 기술 확보를 막고자 미국기업이 중국의 반도체 생산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새로운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기업이 ▲ 18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 핀펫 기술 등을 사용한 로직칩(16㎚ 내지 14㎚)보다 기술 수준이 높은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기술을 중국에 판매할 경우 별도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설리번 보좌관은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가 미국의 핵심 기술에 대한 '관문(choke point)'을 만들어 "마당은 작게, 담장은 높게(small yard, high fence) 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집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근본적인 기술이 마당 안에 있게 해야 하며 담장은 높게 해서 전략적인 경쟁자들이 미국과 동맹국의 기술을 미국과 동맹국의 안보를 약화하는 데 사용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리번 보좌관의 발언은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해서는 미국 내 투자를 강조해야 한다는 NSS 기조를 설명하면서 나왔다. 그는 "우리의 경제적 강점과 기술적 우위에 투자를 위한 산업·혁신 전략을 추구하는 것은 전 세계에서 미국이 갖는 힘의 깊은 원천"이라면서 "바이든 정부의 특징은 대외 정책과 국내 정책 통합"이라고 강조했다.

◆ "직원 철수 시 장비 유지보수·신기술 적용 어려워"

미국의 수출 통제 발표 이후 반도체 업계는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 등은 12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KLA와 램리서치를 포함한 주요 반도체 장비 업체들이 YMTC에 대한 지원을 멈추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YMTC에 배치돼 있던 직원들이 일시적으로 철수하고, YMTC에 설치돼 있는 기존 장비에 대한 지원을 멈추고 신규 장비 설치도 일시 중단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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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반도체 장비 업체들은 주요 고객사 공장에 자사 인력을 배치해 장비를 관리하고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에 대응하게끔 조치한다. YMTC 공장에는 미국 반도체 장비 업체 소속 직원만 수십명이 상주하고 있다. 만약 이들이 계속 상주하지 않게 되면 YMTC와 같은 고객사는 장비 업그레이드나 유지보수, 신기술 적용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WSJ는 "(미 반도체 장비 업체들의) 이러한 움직임이 일시적일지는 모르겠으나 이는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산업 성장을 막는 상황에서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와 미국 반도체 장비 업체가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즉각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소식통들은 미국 반도체 장비 업체들이 중국 고객사와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새 수출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검토하고 있으며 장기적인 영향은 아직 불분명한 상태라고 했다.


미국뿐 아니라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도 미국 내 직원들에게 중국 내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삼가라고 지시했다고 이날 블룸버그통신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ASML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이러한 지시를 유지하라면서 어느 공장이 이번 통제의 영향을 받는지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의 경우 중국 공장에 향후 1년간 미국 규제 없이 장비를 공급할 수 있는 상태다. 외국 기업이 중국에 소유한 생산시설에 대해서는 개별 심사를 하겠다고 했지만 한발 더 나아가 한국 업체들에는 사실상 1년간의 규제 유예기간을 준 것이다. 미국 상무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러한 방침을 통보하면서 당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됐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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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반도체 장비 업체는 ‘속앓이’…매출 타격 불가피

미국 반도체 장비 업체들은 자국 정부의 대중 수출 규제에 속앓이하고 있다.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의 ‘큰손’인 중국에 제품 판매가 어려워지면서 수익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당장 세계 1위 반도체 장비 업체인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이날 2022회계연도 4분기(8~10월) 중 순매출액에 2억5000만~5억5000만달러(약 3600억~7900억원) 수준의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순매출액 전망을 당초 내놓은 62억5000만~70억5000만달러에서 61억5000만~66억5000만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이 회사는 "필요한 추가 수출 허가를 받으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LA와 램리서치 등 다른 미국 반도체 장비 업체도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미국 3사의 매출에 있어 중국의 비중은 3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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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미국 정부가 중국 수출 규제를 발표한 이후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의 주가는 7.98%, KLA는 11.40%, 램리서치는 13.57% 하락했다. 연초대비로는 각각 52.47%, 25.77%, 55.34%의 낙폭을 기록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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