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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톺아보기] 레고의 나라에서 그린수소 강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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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 동반성장연구소 연구위원

김영우 동반성장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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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는 레고(LEGO)로 잘 알려진 나라다. 블록 장난감의 대명사인 레고는 ‘재미있게 놀다(leg godt)’라는 문구에서 유래했다. 1960년대부터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도 창의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지면서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었다. 마음껏 조립하고 분해하며 가지고 놀 수 있는 레고는 ‘최고만이 최선이다’이라는 기업 슬로건처럼 내구성과 정밀성을 기초로 한 첨단기술의 결정체다.


덴마크는 첨단 농업국가로도 유명한데 황무지 개간과 협동조합, 4H정신 등 국민적 합의의 결과였다. 이 과정에서도 기술 도입이 큰 역할을 했다. 덴마크는 연 40억달러 이상의 돼지고기를 수출하는 세계 최대 국가인데 식품의 청결과 안전을 위해 각종 검사를 치밀하게 해 온 덕분이었다. 이 과정에서 전염병을 연구하다 돼지 췌장에서 인슐린을 추출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는데 기술을 중시하는 문화가 만들어 준 선물이었다. 덴마크는 세계 최초로 당뇨병 치료제를 상용화했고 바이오, 제약 분야로 확장해 선두주자가 되었다.

최근 덴마크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에너지 저장기술(PtX·Power to X)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얻은 전력(Power)을 전기분해를 통해 수소 등 다양한 녹색 연료(X)로 변환하려는 것이다. 여기서 X는 어떤 것이든 될 수 있다는 뜻의 무한한 가능성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풍력발전 등을 통해 얻은 전력을 수소, 암모니아 등 기체, 또는 메탄올 등 액체로 변환하는 것이다. 그중에서 특히 그린수소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첨단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덴마크는 전체 전력의 42%를 풍력으로 충당해 풍력발전 비율 세계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풍력발전은 기상여건에 따라 바람이 일정치 않은 문제 때문에 에너지 저장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계기가 되었다. PtX는 많은 양의 에너지를 오랫동안 저장할 수 있고 재생에너지의 잉여전력 활용을 통해 효율적인 에너지 분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기술이다.


덴마크 정부는 2020년 6월 기후법 제정을 통해 2030년 탄소 배출량을 70% 감축하고 2050년 탄소 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주목할 점은 목표 달성의 핵심정책으로 PtX를 선정했다는 것이다. 지난 1월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덴마크는 PtX 사업을 위해 2030년까지 인공 섬을 만들어 8GW의 풍력단지를 건설한다고 한다. 이는 원전 8기의 발전량에 해당하는 것으로 PtX 기술의 경제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어 그린수소 기술의 세계적 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탄소중립은 인류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시대적 과제다. 이런 가운데 PtX는 중요한 해법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덴마크 정부는 PtX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적절한 비전 제시와 지원책을 설계해 기업이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지 않도록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점이 놀랍다. 덴마크의 재생에너지와 저장기술 개발은 국민적 합의와 정책적 지원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황무지를 개간해 초지에서 시작해 낙농업을 발전시키고, 레고를 만들고, 인슐린을 개발한 전통은 PtX 기술로 이어지고 있다. 탄소중립을 위한 덴마크의 성공적 대응은 ‘기술은 마르지 않는 금광’이라는 국민적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김영우 동반성장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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