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갈길 먼 경기도의 공공기관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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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균형발전은 대한민국의 영원한 숙제다. 경기도 역시 한강을 경계로 남북으로 쪼개지고, 경부선을 축으로 동서로 갈리면서 지역 간 불균형은 심화된 상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도가 공공기관 이전이라는 '칼'을 꺼내 들었다. 공공기관을 소외지역으로 이전해 지역경제 모세혈관을 튼튼히 하고, 이를 통해 지역간 균형발전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경기도는 첫 작품으로 2019년 경기관광공사ㆍ경기문화재단ㆍ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등 3곳을 경기북부 고양 소재 '고양관광문화단지'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어 이듬해인 2020년 경기교통공사ㆍ경기도일자리재단ㆍ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ㆍ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ㆍ경기도사회서비스원 주 사무소를 각각 양주ㆍ동두천ㆍ양평ㆍ김포ㆍ여주시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핵심 공공기관인 경기연구원ㆍ경기신용보증재단ㆍ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ㆍ경기농수산진흥원ㆍ경기복지재단ㆍ경기주택도시공사ㆍ경기도여성가족재단 등 7곳을 추가로 이전 대상 기관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이들 기관의 이전 작업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통령 출마를 위해 지사 직을 내놓으면서 '생각만큼' 빠르게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이전 대상기관 15곳 중 경기교통공사ㆍ경기시장상권진흥원ㆍ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ㆍ경기농수산진흥원 등 4곳만 이전을 마쳤다. 경기도사회서비스원은 올 상반기 이전 목표다. 이들 기관은 모두 새로 설립되거나 신설 1~2년 안팎의 기관들이다. 엄밀히 말해서 '이전 다운 이전'은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해당 기관들은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총론에는 공감하면서도 각론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먼저 절차상 하자를 지적하고 있다. 기관 이전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해당 기관을 상대로 이사회를 설득하고 정관을 바꾸고 이어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이런 절차가 무시된 채 '번갯불에 콩 볶듯' 속전속결로 일이 처리됐다는 것이다.


행정의 효율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효율적 행정을 위해서는 상호 교감이 중요한 데 기관들이 멀리 떨어져 있으면 아무래도 사업 추진 등에서 적잖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기관 직원들의 기본권 침해 주장도 불거지고 있다. 직원들은 근로자의 경우 거주지를 선택할 권리가 있고 직업을 고를 자유가 있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이전을 추진하는데 대해 볼멘소리다. 특히 자녀 교육문제로 화두가 옮겨지면 불만은 극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오는 6월 치러질 동시지방선거가 경기도 공공기관 이전의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신임 경기도지사가 기존 공공기관 이전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지금과는 다른 상황이 연출될 수 있어서다. 만에 하나 이전 작업이 원점에서 재검토될 경우 도정 혼란은 커질 수 밖에 없다. 당장 기관 유치에 성공한 소외지역 시군 단체장들의 거센 반발이다. 이들은 자신의 치적으로 기관 유치를 대대적으로 홍보해왔다. 기존 소외지역 이전 기관과 정책 원점 회귀에 따른 미 이전 기관 간 형평성도 시빗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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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는 기관 이전 작업이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버릴 수 없는' 카드라며 '정책 회귀'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고 있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꺼내 든 경기도의 공공기관 이전이 '연착륙'할 수 있을 지 1380만 경기도민들이 지금 지켜보고 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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