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오는 25일 열리는 케이옥션 3월 경매에 5m에 가까운 대형 모란괴석도가 출품된다. 고종의 어필과 삼성을 창업한 이병철 회장의 서예 작품도 출품된다. 케이옥션 3월 경매에는 모두 175점, 약 100억원어치의 작품이 출품될 예정이다.


모란은 부귀를 상징하는 꽃이다. 괴석은 장수를 뜻한다. 모란괴석도는 부귀를 누리며 장수를 바란다는 뜻을 담고 있는 셈이다. 이번에 출품되는 5m에 가까운 이 대형 모란괴석도는 큰 사이즈뿐 아니라 강렬한 이미지로 보는 이를 압도한다.

고종황제 어필은 '주자치가격언(朱子治家格言)'의 한 구절인 '독서지재성현(讀書志在聖賢)'을 쓴 것이다. '독서하는 것은 성현을 배우는 데 있다'라는 뜻이다. 대한제국기 포천군수를 역임한 한만용이 고종으로부터 하사 받은 작품이다. 안진경의 서풍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던 정조 이래의 강하고 두터운 필세가 엿보인다.


호암 이병철 회장은 평소 집무실에 늘 지필묵을 갖춰 두고 서예를 쓰며 일과를 시작할 만큼 서예를 즐겼다. 특히 논어와 같은 경서나 고사에서 따온 글귀, 경영철학과 생활신조를 서예로 썼다. 이번에 출품된 '인재제일(人材第一)'이라는 문구에는 사업은 곧 사람 경영을 강조했던 호암의 경영철학이 오롯이 묻어난다. 호암은 '내 일생을 통해 80%는 인재를 모으고 교육시키는데 시간을 보냈다'고 할 만큼 인재 양성을 중시했다.

모란괴석도(牧丹怪石圖), 종이에 수묵채색, 각 117×59.5㎝, 8폭, 19세기   [사진= 케이옥션 제공]

모란괴석도(牧丹怪石圖), 종이에 수묵채색, 각 117×59.5㎝, 8폭, 19세기 [사진= 케이옥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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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황제 '독서지재성현(讀書志在聖賢)', 비단에 먹, 36.5×78.5㎝   [사진= 케이옥션 제공]

고종황제 '독서지재성현(讀書志在聖賢)', 비단에 먹, 36.5×78.5㎝ [사진= 케이옥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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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암 이병철 '인재제일(人材第一)', 종이에 먹, 32.5×131㎝, 1981  [사진= 케이옥션 제공]

호암 이병철 '인재제일(人材第一)', 종이에 먹, 32.5×131㎝, 1981 [사진= 케이옥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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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킵 쇼, 헤르난 바스, 마리 로랑생, 데니스 드 라 루, 루이스 롤러, 장 마리 해슬리, 피터 할리 등 국내에서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던 작가들의 작품도 다수 출품된다.

라킵 쇼의 작품 '비취 왕국의 몰락 Ⅱ-실낙원 Ⅱ(Fall of the Jade Kingdom Ⅱ-Paradise Lost Ⅱ)'는 산산조각나 무너져 내리는 건축물과 서로를 난자하는 미지의 생명체들의 모습들로 가득하다. 인간 내면의 폭력성에 대한 풍자, 이오니아 기둥을 연상시키는 건축물의 이국적인 정취, 반인반마의 기이한 동물들이 주는 신비감 등 라킵 쇼 작품의 전형적인 특징과 주제 의식들이 명료하게 나타난다. 금속 재질이 선명한 산업용 페인트와 에나멜로 채운 윤곽선, 세밀하고 섬세하게 묘사된 산호나 꽃의 줄기의 테두리는 마치 보석을 새겨 넣은 듯한 광채와 장식적 효과를 보이는데, 이는 동양의 칠보자기(七寶瓷器) 공예 방식과 흡사하다.


라킴 쇼는 1974년 인도에서 태어났다. 무슬림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기독교 학교를 다니며 힌두교 학자에게 교육을 받았고 영국 런던의 센트럴 성 마틴 예술대학에서 수학했다. 라킵 쇼의 작품은 2006년 테이트모던과 6회 광주 비엔날레, 2008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2018년 스코틀랜드 국립 미술관 등에서 소개됐으며 지난해 아모레 퍼시픽 미술관에서 열렸던 전시 'APMA, CHAPTER ONE'에도 전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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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넘 포토스 소속 작가 스티브 매커리는 다큐멘터리 작가로 분쟁 지역, 재난 등의 고통스러운 현장의 사진을 렌즈에 담았다. 이번에 출품된 그의 사진 '샤바트 굴라 아프간 소녀(Sharbat Gula, Afghan Girl, Pakistan)은 1985년 6월 소련과 전쟁 중이던 아프가니스탄에서 찍은 사진으로 내셔널지오그래픽의 표지에도 실렸다.

라킵 쇼(Raqib Shaw) '비취 왕국의 몰락 Ⅱ-실낙원 Ⅱ(Fall of the Jade Kingdom Ⅱ-Paradise Lost Ⅱ)', oil, acrylic, glitter, enamel and rhinestones on birchwood
91.5×152.4㎝, 2014  [사진= 케이옥션 제공]

라킵 쇼(Raqib Shaw) '비취 왕국의 몰락 Ⅱ-실낙원 Ⅱ(Fall of the Jade Kingdom Ⅱ-Paradise Lost Ⅱ)', oil, acrylic, glitter, enamel and rhinestones on birchwood 91.5×152.4㎝, 2014 [사진= 케이옥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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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매커리(Steve McCurry) '아프간 소녀 샤뱌트 굴라
Sharbat Gula, Afghan Girl, Pakistan)', digital C-print,
53×36㎝, 1984/2009, signed and stamped studio label on the reverse  [사진= 케이옥션 제공]

스티브 매커리(Steve McCurry) '아프간 소녀 샤뱌트 굴라 Sharbat Gula, Afghan Girl, Pakistan)', digital C-print, 53×36㎝, 1984/2009, signed and stamped studio label on the reverse [사진= 케이옥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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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 로제티(1876-1948)는 조선의 제 3대 이탈리아 영사이자 이탈리아 지리학회 회원이다. 그는 서울 주재 이탈리아 외교관으로 조선에 7개월간 체류하며 조선의 풍습과 역사, 지리적인 자료들을 수집했고, 조선의 풍경이나 일상을 사진에 담았다. 그는 당시 촬영한 사진을 기초로 조선에 대해 기술한 '꼬레아 에 꼬레아니(Corea e Coreani·한국과 한국인)'라는 제목의 책을 두 권 발간했다. '꼬레아 에 꼬레아니'에는 모두 434장의 사진이 포함돼 있는데 이중 로제티가 직접 촬영한 사진은 166장이며, 그 중 95장의 필름이 이번 경매에 출품됐다. 사진은 1902년부터 '원'이라는 화폐단위를 사용하며 새롭게 생겨난 조폐국에서 돈을 주조하는 사람들을 비롯해, 돈의문과 숭례문 주변에 보이는 전신주 등은 근대화의 문턱에 들어선 조선의 모습을 담고 있다. 또 물지게꾼, 옹기장수, 갓 수선공, 어린 군밤장수, 빨래터 아낙네 등은 120년 전 우리네 삶의 풍경을 구석구석 담아낸 사진들이 많다.


케이옥션 3월 경매는 오는 25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케이옥션 본사에서 열린다. 경매가 열리는 25일까지 출품작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경매 프리뷰가 프리뷰 기간 중 무휴로 진행된다. 프리뷰 기간은 무휴다. 프리뷰는 무료로 사전 예약 없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경매 참여를 원하는 경우 케이옥션 회원(무료)으로 가입한 후 서면이나 현장, 전화로 응찰할 수 있다.

'꼬레아 에 꼬레아니' 필름  [사진= 케이옥션 제공]

'꼬레아 에 꼬레아니' 필름 [사진= 케이옥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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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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