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향한 '라임 책임화살'
사후약방문식 대책 그쳐
정상펀드까지 피해 확산
[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중단 펀드가 또다시 발생하면서 그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세 차례에 걸쳐 환매중단 펀드 규모만 해도 1조7000억원에 육박한다. 이 과정에서 금융사고나 금융사들을 관리 감독하는 금융당국에 대한 책임론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가 처음 수면 위로 떠오른 지 6개월이 흘렀지만 금융당국의 대처는 여론에 떠밀린 '사후약방문'식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라임자산운용은 16일 "오는 3월 말 만기인 라임 크레디트인슈어드 무역금융펀드(모펀드)와 이에 투자한 2949억원 규모 16개 자펀드에서 환매연기가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지난 6일 판매사 등에 안내했다"고 밝혔다. 추가로 환매중단이 결정된 펀드와 자펀드의 설정 금액 2949억원 중 유동성 문제가 있는 자산과 연계된 1200억원의 환매가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지난해 10월10일 1차 펀드 환매중단, 같은 달 14일 2차 환매중단에 이어 이번 3차까지 합치면 환매중단된 모펀드는 3개에서 4개로, 자펀드는 157개에서 173개로 늘어난다. 환매중단 펀드 규모 역시 1조5587억원에서 1조6679억원까지 불어난다.
문제는 이번에 환매중단이 선언된 펀드가 당초 정상으로 분류됐던 펀드에서 추가로 발생했다는 점이다. 라임운용은 작년 9월부터 해당 펀드자산의 1200억원가량을 유동성 위기에 몰린 라임의 다른 부실펀드들에 재투자해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금감원은 지난해 8월부터 라임운용에 대한 검사를 진행 중이었지만 이 같은 돌려막기 방식의 투자를 막지 않았다. 환매를 위한 예외적인 경우라면 펀드 간 자전거래가 허용돼 해당 거래를 막을 권한이 없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라임 사태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했다면 정상 펀드로까지 피해가 확산되는 것은 막을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투업계의 한 관계자는 "라임펀드는 유동성이 낮은 장기 자산에 투자하면서 환매 가능 또는 만기가 짧은 펀드를 개인들에게 팔았다. 이런 방식이 불법은 아니지만 정상적인 운용방식으로는 절대 볼 수 없다"면서 "특히 문제가 된 금융 상품들의 인기가 상당했던 점을 감안할 때 금감원의 안일한 대응이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국의 초기 대응이 늦었다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이후 적극적인 사태 해결 의지가 보이지 않는 점도 논란이다. 아직까지 별다른 조치 없이 외부 삼일회계법인의 실사 결과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추가적으로 라임운용에 대한 검사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면서 "필요하면 검사는 나갈 수 있지만 그렇게 판단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금감원의 인력관리 부실도 부각됐다. 라임운용 사태를 담당하던 자산운용검사국 3팀장이 지난해 12월 퇴사한 후 국내 증권사 계열사인 부동산신탁회사의 상근감사로 이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1조원이 넘는 피해가 예상되는 사안으로 사태 확산 방지가 최우선인 상황에서 사안을 가장 잘 알고 있던 인력에 대한 관리가 안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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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라임운용은 2월 중순께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환매 연기 펀드들에 대한 실사 최종 보고서를 받을 예정이다. 이후 1개월 내 자산별 회수 일정을 점검해 고객들에게 안내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라임운용은 늦어도 오는 3월 중 실사 결과와 투자금 회수 일정 등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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