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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권법 끌어냈지만…길어진 시위에 상처입은 홍콩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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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추수감사절인 28일 홍콩 도심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시위대가 중국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홍콩인권법)'에 서명한 미국에 대한 감사를 표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일부 시위자들은 미국 국기인 성조기를 들고 뉴욕을 상징하는 자유의 여신상을 연상시키는 머리띠와 모자를 착용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추수감사절인 28일 홍콩 도심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시위대가 중국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홍콩인권법)'에 서명한 미국에 대한 감사를 표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일부 시위자들은 미국 국기인 성조기를 들고 뉴욕을 상징하는 자유의 여신상을 연상시키는 머리띠와 모자를 착용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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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반년 가까이 이어진 홍콩시위가 미국으로부터 '홍콩인권ㆍ민주주의법안(홍콩인권법)'을 이끌어냈지만 경제 전반에는 상처를 남기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기업들의 철수ㆍ사업 축소 움직임까지 줄잇는 모양새다. 화장품 유통기업 사사(Sasa)는 대규모 매장 폐쇄에 나섰고, 창업자가 중국인이라는 이유로 시위대의 잦은 공격 타깃이 됐던 편의점 베스트마트360도 탈(脫)홍콩을 준비하고 있다.


◆소비 위축에 매장 폐쇄…관광업 직격탄= 아시안니케이는 29일 홍콩 시위가 장기화하며 타격을 입은 기업들이 줄줄이 사업 축소 등 경영전략 재검토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홍콩 전역에서 드러그스토어를 운영 중인 사사인터내셔널은 향후 1년 이내 30개 매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이는 홍콩 전체 점포의 25%에 해당하는 규모다. 중국 본토에서 온 관광객들을 주 고객으로 영업해온 사사는 지난 6월 홍콩 시위가 본격화한 이후 직격탄을 맞은 상태다. 4~9월 순손실은 466만달러(약 55억원)로, 아시아 금융위기가 발발한 1998년 이후 첫 적자를 기록했다.

홍콩 캐세이퍼시픽항공 역시 내년으로 예정됐던 에어버스 항공기 4기 도입계획을 보류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여행수요가 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항공사가 신형 항공기 도입시기를 미루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명품업체 프라다가 2020년 코즈웨이베이 매장을 철수하기로 하는 등 3분기 매출이 급감한 글로벌 명품업체들도 홍콩 사업을 두고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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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시위 장기화와 무역전쟁 등에 따른 홍콩 경제의 부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판단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홍콩의 3분기 경제성장률(-2.9%)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침체국면에 돌입했다. 경제심리가 크게 위축된 데다 민간소비(-3.2%), 투자(-16.3%), 수출(-7.0%) 등 이 나란히 뒷걸음질친 여파다.


특히 홍콩 국내총생산(GDP)의 8% 상당을 차지하는 관광업과 관련 산업의 타격이 두드러진다. 전체 관광객의 80%에 육박하는 중국 본토 관광객이 발길을 끊으며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보석(-41%ㆍ이하 9월 기준), 백화점(-26%), 의류 및 신발(25%) 등의 판매는 두 자릿수 급감했다. 홍콩의 보석 소매업체인 주대복은 7~9월 매출이 반토막났고, 같은 시기 랜드마크 중 하나인 더페닌슐라홍콩의 객실점유율은 35%까지 떨어졌다.


국제금융센터는 "대외수요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홍콩 전체 소매판매의 30%를 차지하는 요우커가 절반 수준으로 급감하며 소비도 동반위축되고 있다"며 "과거 일본 등 사례를 감안할 때 요우커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 2~3년이 소요되며 홍콩 경제의 회복을 제약할 것"으로 평가했다.

◆中 기업 등 엑소더스 우려도 커져= 반중국 정서로 인해 투자환경이 악화된 중국 기업들을 시작으로 탈홍콩 행보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재 홍콩진출 외국 기업 중 중국본토기업의 비중은 18%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기업의 철수가 자본이탈을 유발하는 직접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중국 본토 기업 소유 슈퍼마켓 체인인 베스트마트360이 중국 본토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팀을 꾸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스트마트360은 홍콩에 기반을 두고 있음에도 린츠펑 회장이 중국 본토 푸젠성 출신이라는 이유로 시위대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아온 곳이다. 린 회장은 "지난 6개월간 홍콩 내 매장 102곳 중 절반이 넘는 75곳이 과격 시위대의 공격을 받아 파괴됐다"며 "중국 본토 진출을 위한 장소를 물색 중"이라고 밝혔다.


친중재벌로 알려진 맥심그룹이 운영하는 스타벅스 등도 기물파손 등 직접적 피해를 입었다. 아시안니케이는 "시위의 직접적 피해도 경제 불안요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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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홍콩인권법이 실제 발효될 경우 중국이 아닌 홍콩 경제에 타격이 더 클 것이라는 우려도 잇따른다. 홀저 슈미딩 베렌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8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출연해 "현재 홍콩이 시장에서 가장 큰 지정학적 리스크"라고 꼬집었다. 그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명백하다"며 "홍콩 사태가 악화해 중국군이 개입에 나설 경우 미ㆍ중 무역협상은 1단계 합의마저도 거의 불가능하고, 이는 무역긴장에 따른 글로벌 산업침체 장기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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