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감원, 키코 조정 기본방안 은행에 통첩…'화살은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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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금융당국이 키코(KIKO) 분쟁 조정 기본방안을 각 은행들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차일피일 미뤄져온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를 이제는 개최하기 위한 절차를 실행한 것이다. 이 방안에 적시된 배상 비율에 대한 은행들의 수용 여부가 관건이다. 10년 넘게 이어져온 논란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 29일 키코 재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 조정 기본방안을 대상 은행들에게 전달했다. 당국은 상품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여부를 중점적으로 조사해 왔으며, 각 사례별로 피해액의 얼마 정도를 배상하는 것이 적절하겠다는 내용이 적시됐다. 또 그 같은 배상 비율이 나오게 된 근거와 논리를 세세하게 설명한 내용이 담겼다.

이를 토대로 금감원은 다음달 분쟁조정위원회를 열 예정이며,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들이 최종적으로 조정안을 확정하게 된다. 은행들은 전달받은 방안을 놓고 미리 기본적인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분쟁조정 대상 기업은 일성하이스코와 남화통상, 원글로벌미디어, 재영솔루텍 등 4개 업체다. 은행은 신한·산업·우리·하나·씨티·대구은행 등 6곳이며 피해 금액은 1600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이들 은행은 비공식적으로 협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각 은행에 따라 판이하게 입장이 갈리면 일부 은행들은 매우 곤란해질 수 있다"면서 "어떤 입장을 세울 지를 놓고 물밑에서 서로 조율하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각 은행마다 처한 상황은 다르다. 특히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 해외금리 파생결합상품(DLS) 사태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씨티은행의 경우 미국 본사와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


과거 법원은 키코 소송에서 불공정거래 행위는 아니라고 판단하면서도, 일부 불완전판매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5~50%의 배상 책임을 물은 바 있다. 금감원의 조정안도 이 범위를 벗어나기는 어려우며, 평균적으로 20~30% 수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은행들의 표면적인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미 법적인 소멸시효가 지난 사안인데, 배상을 하게 되면 배임의 소지마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금융당국과 협의 과정에서는 일부 동의하는 의견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분쟁조정안은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금융당국은 사전에 은행 측과의 협의를 통해 수용 가능성을 어느정도 확인한 후에 분조위를 개최한다는 방침이었다. 분조위를 개최하기로 했다는 자체의 의미가 있다. 만약 배상을 하더라도 금액을 최소화하려는 은행과 당국 간 밀고 당기기가 이어져 왔던 것으로 풀이된다. 화살은 떠났으나, 과녁에 적중할 지는 지켜봐야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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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분쟁 조정은 서막에 불과하다. 키코공동대책위원회는 전체 피해 기업 수가 1000여개에 이르고 피해 금액은 최소 3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번 4개 기업에 대한 배상 절차가 마무리되면, 그동안 소송이나 조정을 신청하지 않았던 200개가량의 기업들이 조정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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