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통한 文대통령, 국정공백 우려 이르면 내일 복귀
상중에도…靑참모진 향해 "절대 조문 말라" 업무수행 지시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대한민국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모친상(喪)을 당했다. 문 대통령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는 가운데에도 청와대 참모진을 향해 업무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자신의 자리를 지켜줄 것을 신신당부했다. 장례를 가족장으로 조촐하게 치르는 것 역시 공(公)과 사(私)를 철저히 구분하는 문 대통령의 지론에 따른 것이다.
30일 청와대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통해 '절대 조문을 오지 말라'는 뜻을 참모진에게 거듭 전했다고 한다. 노 비서실장은 평소와 다름없는 시각에 주요 비서진과 현안점검회의를 진행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고민정 대변인을 통해서도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는 가족과 차분하게 치를 예정이며, 조문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하겠다"고 전해왔다.
문 대통령의 뜻에 따라 청와대 참모진은 조문을 가는 대신 평소대로 업무를 보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날 비보가 전해진 직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는 노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평상시와 똑같이 일상적인 근무를 하게 된다"며 "청와대 직원들도 함께 단체로 같이 조문을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은 선출된 정무직 공무원으로, 국가공무원법 복무규정에 따라 5일의 조사휴가가 부여된다. 다만 문 대통령은 여러 상황을 고려해 이를 다 채우지 못하고 업무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3일장을 치른 뒤 이르면 31일 오후 중 곧바로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 최고 통수권자의 부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국정운영 공백을 최대한 줄이려는 것이다. 다만 31일 예정됐던 '공정사회를 위한 반부패정책협의회'는 장례 기간과 겹치는 만큼 불가피하게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다음 달 태국 방콕에서 개최되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3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출장도 예정대로 진행한다. 출국은 다음 달 3일이다. 다만 이를 준비하기 위한 시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만큼 복귀를 더욱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다음 달 부산에서 개최되는 '2019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및 '제1차 한ㆍ메콩 정상회의'를 앞두고 아세안 국가들의 관심과 협력을 환기하는 데에 각별한 공을 들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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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친 고(故) 강한옥 여사의 빈소는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 꾸려졌다. 강 여사의 손녀이자 문 대통령의 딸인 다혜씨가 결혼식을 올린 곳이기도 하다. 현장에는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를 수행하는 신지연 1부속ㆍ최상영 2부속비서관과 장례절차를 챙길 이정도 총무비서관 등 최소한의 인력만이 주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인 강한옥 여사가 29일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어머니 강 여사와 함께 사진촬영을 하던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한편 현직 대통령이 재임 중에 상을 치른 사례는 극히 드물다. 대통령의 부모상은 이번이 첫 사례이며, 직계가족상은 앞서 두 차례 있었다. 1974년 8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가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북한 공작원 문세광이 쏜 총탄에 맞고 별세했다. 육 여사의 장례는 국민장으로 거행됐다. 2010년 2월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어머니처럼 따르던 큰누님 귀선씨를 여의었다. 이때는 이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조용히 장례를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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