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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도 면세점 사업 철수…승자의 저주 본격화 되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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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외면 받는 동대문 입지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혀
4년간 3배 가까이 늘어난 송객수수료, 출혈경쟁 불러

지난 달 31일 저녁 서울 동대문 두타몰과 두타면세점 앞에서 쇼핑을 마친 중국인 관광객들이 모여있다.

지난 달 31일 저녁 서울 동대문 두타몰과 두타면세점 앞에서 쇼핑을 마친 중국인 관광객들이 모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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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졌던 면세점 사업에서 두산 그룹이 결국 철수를 결정했다. 한화 그룹에 이어 올해 두 번째 대기업 철수다. 유통공룡들이 새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 면세사업을 시작했지만 불과 4년만에 포기를 선언한 것이다. 하지만 면세점 사업의 주 고객인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했고, 송객수수료 등 업체간의 출혈 경쟁은 여전한 상황이다.


대기업인 한화와 두산이 모두 면세사업에서 빠지면서 일각에서는 승자의 저주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된다. 또 다음 달 예정된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 입찰(서울 3개, 인천 1개, 광주 1개) 흥행도 참패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9일 두산 그룹은 면세 특허권을 반납하면서 서울시내 두산타워 면세사업장의 영업을 정지한다고 공시했다. 두타면세점은 2016년 5월 개점 연 매출 7000억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 감소, 시내면세점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낮아지는 추세였다.


두타면세점은 3년간 2016년 477억원, 2017년 139억원의 영업손실을 통해 총 6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2018년에는 흑자전환(10억원)에 성공했다.


두타면세점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로 결정하게 됐다"며 "최종결정 사항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 그룹도 전자소재 등 기존 자체사업과 신성장 사업 육성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두타면세점 사업철수에 대해 '승자의 저주'라는 평가다. 두산은 2015년 서울지역에서 15년만에 허용되는 면세점 입찰에 참여해 승리했다. 당시 면세사업에 진출을 희망하는 대기업이 많아 '면세 대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때 사업권을 따낸 곳은 두산과 한화, 신세계, HDC신라, 하나투어 등이다. 이 중 두산과 한화는 올해 사업을 접었다.


두산과 한화가 면세점 사업을 접은 가장 큰 원인으로는 입지가 꼽히고 있다. 실제 2017년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면세점의 입지는 특히 중요한 요소가 됐다.


면세점 판매품 중 가장 매출이 높은 것은 화장품이다. 이 화장품은 주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요우커)와 요우커중국인 보따리상(다이궁)들이 구매해 왔다. 특히 대량구매의 주요 고객인 다이궁의 경우 짧은 시간에 여러 면세점을 돌며 쇼핑을 하기 때문에 동선을 고려해 명동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장충동 신라면세점 등을 집중적으로 방문한다. 명동에서 먼 곳에 위치한 면세점들은 상대적으로 다이궁들의 발길이 뜸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두타면세점이 위치한 동대문과 한화면세점이 위치했었던 여의도는 중국인들의 외면을 받아왔다.


송객 수수료(고객 유치를 위해 여행사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늘어난 것도 실적이 악화된 요인 중 하나다. 2015년 이후 시내 면세점 수가 6개에서 13개(지난해 기준)로 늘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특히 2017년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도 급감했다.


줄어든 중국인 고객을 잡기 위해 업계는 치열한 송객수수료 경쟁을 벌여왔다. 관세청에 따르면 면세점의 송객수수료는 2015년 5630억원에서 지난해 1조3181억원까지 늘었다. 시내면세점 수가 급증하자 송객수수료가 3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송객수수료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견디지 못한 중소·중견 면세점들은 도미노 같이 쓰러졌다. 지난 2016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3년간 특허를 반납한 면세점은 총 11곳으로 신세계 김해공항, 갤러리아 제주, 갤러리아 63 등 3곳을 제외한 8곳은 모두 중소·중견면세점이다.


업계에서는 한화와 두산의 철수가 어려운 현 시장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한 면세업계관계자는 "한화와 두산의 철수는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시기가 언제냐의 문제였을 뿐"이라며 "대기업도 못 버티고 철수하는 현 상황이 시장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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