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검찰·사법개혁안을 논의하기 위해 `2+2+2 회동에 참석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거대 양당 사이에서 바른미래당이 캐스팅보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등 3당 원내 사령탑은 16일 각 당 의원 1명씩을 대동한 '3+3' 회동을 갖고 사법 개혁 관련 법안 처리에 대해 논의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날 가장 큰 쟁점은 공수처 설치였다. 현재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는 백혜련 민주당 의원과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2개의 공수처 법안이 올라와 있는 상태다. 이들 두 법안은 기소권 부여방식과 공수처장 임명 방식에서 차이를 보인다.
회동에서 민주당은 '백혜련안'을 토대로한 공수처 설치를, 한국당은 두 가지 안 모두 절대 불가 입장을 되풀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캐스팅보트를 쥔 바른미래당의 협상력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회동에 배석한 권은희 의원은 "공수처 관련해서는 우선 바른미래당의 공수처 법안을 가지고 합의를 도출하기로 노력하고,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바른미래당 발의 법안으로) 표결처리를 하자는 입장을 냈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협조 없이는 서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는 양당의 처지를 활용한 포석이다.
민주당은 표결로 갈 경우 '백혜련안'조차도 당내 이탈표가 우려되는 상황이라 바른미래당 제안을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를 의식한 듯 이 원내대표는 17일 오전 CBS라디오에 출연해 "물론 '권은희안'보다는 '백혜련안'을 선호한다"면서도 "바른미래당 의원들과의 협의과정에서 합의안을 도출할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그런 느낌은 받았다"고 말했다.
역시 바른미래당과 공조가 아쉬운 한국당은 공수처 설치 반대 기조를 유지하면서 오 원내대표의 전향적 태도를 기대하는 눈치다. 나 원내대표는 17일 오전 MBC라디오에 출연해 "공수처는 저희로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권은희안'도 헌법위반 소지가 있어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오 원내대표도 원칙적으로 공수처에 반대했던 것으로 안다. 여당이 무도하게 패스트트랙에 올리니까 이런 궁여지책으로 합의안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야 의원들은 오는 23일 오후 2시 회동을 갖고 사법 개혁안과 관련한 실무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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