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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암 걸리게 하는 암표…수법은 최첨단, 규제는 석기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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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표경제]2. 매크로 프로그램 이용해 대량 구매…5000원이면 매크로 구매도 뚝딱

팬 암 걸리게 하는 암표…수법은 최첨단, 규제는 석기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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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이승진 기자] 인기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 티켓 예매가 있는 날이면 그야말로 전쟁이 벌어진다. 아이러니하게도 팬들과 암표상들이 '피케팅(피 튀기는 티케팅)'을 펼치기 때문이다.


암표상들이 티켓을 무더기로 확보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예매사이트에 정보를 자동으로 반복해서 입력해주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다. 매크로 프로그램은 로그인부터 좌석 선택을 거쳐 결제창에 도달하기까지 경로를 자동으로 처리해 준다. 엑셀 프로그램 등에서 반복작업을 자동화하는 편리한 기술이지만 엉뚱한 곳에서 악용되고 있다.

일반 팬들이 단순한 수작업으로 매크로 프로그램보다 빠른 예매를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많은 팬들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구입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온라인에서 5000원 정도면 프로그램을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보편화됐고, PC방 등에서 매크로를 돌려 암표를 팔기까지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암표는 물론 '대리 티켓팅'까지 등장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각종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는 인기 공연 티켓을 대신 사주겠다며 개인 연락을 유도하는 게시물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엄연한 꼼수지만, 이를 제재할 규제는 없다. 공연 주최 측이나 예매 사이트 등지에서 매크로 프로그램 차단 등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를 뚫는 새로운 프로그램이 시시각각 등장하고 있다. 기술적인 차단이 불가능한 탓에 암표상들은 사실상 무방비 상태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보안문자 입력, 1인당 구매 매수 제한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매크로 프로그램을 막아보려고 하지만 큰 효과는 없다.

한 온라인 예매사이트 관계자는 "부정 예매 방지를 위한 기술 투자를 하고 있지만 개별 기업이 완벽히 차단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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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발전으로 암표 시장의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직접 티켓을 구매해 되파는 수법만이 유일했기 때문에 암표상 개인이 확보할 수 있는 티켓 수가 제한적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온라인을 통해 무한정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매크로 프로그램의 경우 프로그래밍에 대한 간단한 지식만 있으면 쉽게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진입장벽도 낮다.


암표 시장은 나날이 지능화되고 있지만 이를 막을 법적 규제는 수십년째 제자리걸음이다. 암표를 팔다 현장에서 적발될 경우에 한해서만 처벌이 가능한데, 이마저도 경범죄처벌법으로 건당 20만원 이하의 벌금만이 부과된다. 인터넷 등 통신 매체가 발달했지만, 경범죄 처벌법은 1984년 이후 단 한 차례도 개정되지 않았다.


지난 12일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공연법 개정안을 필두로 20대 국회에서만 10여 건의 관련 법안이 발의돼 있다. 하지만 국회 본회의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찰 관계자는 "암표 거래는 현장에서 단속하는 것 외에는 처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사실상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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