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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칼럼]'시계제로' 북핵 협상…희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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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 김봉수 특파원]지난달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ㆍ미 정상회담 결렬 후 북핵 협상의 전망은 시계 제로다.


우선 북한의 의도가 명확하지 않다. 동창리ㆍ산음동 미사일기지에서 활발한 움직임이 관측됐지만 정확한 목적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상업용 위성 사진을 활용한 미 대북전문매체 38노스 등의 분석대로 대륙간탄도미사일 혹은 우주로켓 발사를 통해 협상 결렬에 따른 보복으로 미국을 자극할 의도가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태영호 전 공사의 추측대로 일상적인 보수 활동일 수도 있다.

가장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고 있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은 판단을 유보한 채 "사실이라면 실망할 것"이라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북한의 의도'에 대해 구체적인 사실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 기자들과 만나 "1년 후에는 알 수 있게 하겠다"는 엉뚱한 말까지 남겼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 ABC방송 등과 인터뷰에서 "상업용 위성사진 외에 다른 정보도 많이 입수하고 있다"면서도 "더 이상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겠다"고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그러면서도 미국 고위 관계자들은 "3차 회담이 열려 있다"며 대화 재개 가능성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고 있다. 물론 미국 측은 "대통령이 결심하면 제재는 곧 강화될 것" "눈 깜박하지 않고 북한을 지켜보고 있다"며 북한에 대한 경고와 제재 강화 가능성 시사 등 압박도 멈추지 않았다.

중재를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은 벽에 부딪힌 상태다. 북ㆍ미 회담 결렬 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금강산 관광ㆍ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 경제협력 활성화 추진 의사를 밝혔다. 곧바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미국으로 파견해 고위급 대화를 가졌다.


그러나 직후 이 본부장의 대화 파트너였던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남북 경협에 대한 제재를 면제해줄 생각이냐"는 질문에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한국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언급한 대북 정책 논의가 성급했거나, 한미 간 공조가 삐걱거리고 있다는 심각한 증거일 수 있다. 한 미국 전문가는 이를 두고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가장 실패한 사람은 문 대통령"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앞으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문 대통령의 운전자론이 힘을 받으려면 다시금 부지런히 중재자, 조력자, 대화 촉진자 역할에 나서야 한다. 그러자면 트럼프 대통령 및 그의 측근, 대북정책 실무자들과의 원활한 소통이 첫 번째 과제다.


마침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대선 개입 특검과 멕시코 국경 장벽 예산 관련 국가비상사태 선포 부결 위기 등으로 국내에서 정치적 위기에 몰려 있다. 타개를 위한 대외 정책 성과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주한 대사까지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차관보의 말처럼 영변 핵 시설을 폐기하는 것 자체가 국제적으로 큰 성과이며, 이후 문제는 차근차근 논의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고 설득한다면 가능성은 있다.


대북 제재 및 경계의 눈길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지만 사이버 공격과 꼼수, 중국의 도움으로 위기를 간신히 넘기고 있는 북한에도 "갈 길은 비핵화밖에 없다"고 재차 설득해보자. 뻔한 얘기지만, 위기일 수록 정석대로 차근차근 나아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 거론되는 3차 남북 정상회담이 필요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한숨 돌렸던 국민들이 핵실험ㆍ전쟁에 대한 걱정을 다시 하게 만들어선 안 된다.




뉴욕 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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