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유럽서 감성외교로 G20협의 '착착'
[아시아경제 이경호 박연미 기자]11월 서울 주요 20개국(G20)정상회의을 앞두고 핵심의제에 대한 사전협의차 유럽을 방문중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적극적이면서도 감성이 듬뿍 담긴 외교력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24일 일 기획재정부와 G20준비위원회 등에 따르면 윤 장관은 추석 연휴인 지난 21일(현지시각) 러시아에서 한ㆍ러 경제공동위를 마친 직후 곧바로 비행기를 타고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이동, 당일 독일 석학들과의 라운드테이블 회의를 주재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윤장관은 이날 악셀 베버 분데스방크 총재와 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총재를 연쇄 면담하는 등 자정이 넘도록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함을써 강철체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윤 장관은 22일에는 베를린에서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과 면담이 있어 눈을 뜨자마자 곧바로 열차에 몸을 실었으며, 한독 재무장관 회담을 마친 뒤에는 프랑스 재무장관 등을 만나기 위해 파리행 비행기에 올라타야만 했다.
윤 장관과 재정부 대표단의 강행군 덕분인지 G20주요 의제에 대한 면담 성과 역시 크게 만족할 만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장관은 베버총재와는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 이상 더 면담을 이어갔고, 트리셰 총재와도 2시간이 넘도록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윤 장관은 베버 총재를 만난 자리에서 신흥개도국 등을 위해 위기예방 메커니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대출제도 개혁 외에 글로벌금융안전망 도입에 대해 독일이 적극 협력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베버 총재도 서울 G20 정상회의까지 IMF쿼터 개혁을 완료할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트리세 총재는 위기 예방을 위한 정책적 공조를 강조한 윤 장관의 견해에 공감을 나타내면서 "그동안 금융규제 논의에 있어 G20 의장국으로서 보여준 리더십에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또한 쇼이블레 장관은 IMF 지분 개혁이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윤 장관에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장관은 특히 이번 순방에서 감성이 담긴 외교를 펼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윤 장관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한ㆍ러 경제공동위원회에서 푸슈킨의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처음부터 끝까지 즉석에서 암송해 V.F. 바사르긴 러시아 지역개발부 장관 등 관계자들로부터 박수 갈채를 받았다.
21일 프랑크푸르트에 도착해서는 피터 보핑거 독일 자를란트대 교수 등 독일 석학들과 가진 라운드테이블 회의에서 독일에 대한 애틋한 기억을 풀어내 호응을 얻었다. 윤 장관은 고교시절 제 2외국어로 독일어를 배운 기억, 1963년 독일에 파견된 광부, 간호사를 보며 눈물짓던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 하인리히 뤼브케 독일 대통령이 건넨 위로와 지원약속, 1997년 외환위기 때 독일계 은행의 한국에 대한 믿음, 독일출신으로 관광공사 사장을 맡고 있는 이참 사장 등에 대해 두루 언급했다.
윤 장관은 독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앞서 독일 기자들에게 "과거 우리나라가 독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아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으며, 우리는 이를 잊지 않고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주위가 숙연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G20 의제 조율은 각국별로 첨예한 이견이 커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윤 장관의 감성화법이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윤 장관은 오는 24일에는 브라질, 27일에는 미국을 방문하는 앞으로도 숨가뿐 일정을 소화해낼 예정이다. 윤 장관은 이번 해외출장을 통해 국제통화기금(IMF)의 쿼터 및 대출제도 개혁, 서울 G20 정상회의 의제에 대한 협조 등을 폭넓게 당부할 예정이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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