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의 집계에 따르면 2분기가 시작된 지난 4월1일부터 현재까지 미국 기업들은 기술 부문 기업들을 인수하는데 총 116억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분기 전체의 105억달러를 이미 넘어선 것으로 IT 기업들의 M&A에 속도가 붙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AVAGF(Aston/Veredus Aggressive Growth Fund)의 찰스 머서 매니저는 그러나 "올해 기술 부문 M&A가 2006, 2007년 수준으로 회복할 것 같다"며 "규제도 약해졌고 금융권도 기업인수 비용 대출에 협조적"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이 대출에 적극적인 것은 기술 부문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관련이 깊다. 1분기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기술부문 기업들의 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66.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 보유 규모는 총 1457억달러로 2006년말 대비 36% 불어났다.
IBM의 샘 팔미사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오는 2015년까지 200억달러를 인수합병을 하는데 쏟아 부을 것"이라며 M&A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휴렛팩커드(HP) 등에 비해 M&A에 소극적이었던 IBM이 신기술 부문에서 대형 M&A를 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본력이 탄탄한 HP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HP의 현금보유 규모는 141억달러로 IBM(125억달러)을 넘어선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S&P500 기술 섹터 기업들 가운데 가장 인수합병에 적극적이었던 기업은 HP, M&A규모는 192억달러에 달했다.
HP는 지난 달 스마트폰의 '원조'로 불리는 제조업체 팜을 12억달러에 인수했다. 이를 계기로 고전 중인 스마트폰 및 모바일 사업을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IT업체들의 M&A 양상에 변화가 생겼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금융위기 동안에는 불황을 덜 타는 헬스케어나 교육 및 공공서비스 관련 IT 기업으로 M&A가 집중됐다면 이제는 이동통신과 같은 부문에서 M&A가 활발하다는 것. 투자은행 헤리스 윌리엄스의 제프 비스트롱 매니징 디렉터는 "최근 매수 기업들은 빠른 기술 변화를 체험할 수 있는 분야에 관심을 많이 기울인다"고 말했다.
최근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 SAP가 데이터베이스 제조업체 사이베이스를 58억달러에 인수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SAP는 사이버베이스 인수를 통해 기업용 프로그램을 휴대폰에서도 구동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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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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