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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 재거는 앤디 워홀에게 뭐라고 말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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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 문자 메시지와 블로그가 글로 된 의사소통을 독점해가고 있지만 여전히 '손으로 쓴' 글의 가치를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레터스 오브 노트 블로그(http://www.lettersofnote.com/)는 편지와 엽서, 전보, 팩스, 메모 등 아날로그 시대의 메시지들을 수집해 놓은 박물관이다. 블로그가 아우르는 메시지의 내용은 카테고리의 분류대로 유머와 정치부터 슬픈 일, 불평, 논쟁 등 폭이 넓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유명인들이 주고 받은 대화들이 다양하게 보존됐다.

롤링스톤즈의 보컬 믹 재거와 앤디 워홀 사이에 오고 간 편지도 있다. 아홉번째 앨범 발매를 앞둔 믹 재거는 앤디 워홀에게 앨범 표지 작업을 의뢰하며 이렇게 썼다. "그냥 종이로 돼 있거나 접는 식 앨범보다 형태가 복잡해질수록 표지 작업이 오래 걸리고 길어진다는 건 이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점에 대해선 맡길 테니까 마음대로 하십시오. ...그리고 작업 대가로 얼마를 원하는지 답신 바랍니다." 반항의 아이콘으로 수십년간 명성을 떨친 믹 재거라고는 믿기 힘들 만큼 공손하다. 역시나 이 편지 내용을 올린 포스팅에는 '이 편지 보면 믹 재거 진짜 다정한 사람같다' 내지는 '믹 재거가 협상 능력이 있었구나' 같은 댓글이 달렸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팬들이 아이젠하워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엘비스 프레슬리가 군 입대를 앞두고 있을 1958년 무렵 세 명의 소녀팬들이 보낸 편지다. "아이젠하워 대통령님, 엘비스 프레슬리를 군대에 보내는 건 정말 나쁘다고 생각해요. 만약 프레슬리의 구렛나루를 밀어 버린다면 우린 죽어 버릴 거예요! 우리가 얼마나 프레슬리를 좋아하는지 대통령님은 몰라요. 왜 그를 군대에 보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제발 제발 프레슬리 머리를 군인처럼 잘라 버리지 마세요. 그러면 우린 진짜 죽어 버릴 거예요!" 당시 팬들은 엘비스 프레슬리를 군입대에서 면제해 달라며 백악관에 탄원서를 냈었지만 결국 프레슬리는 입대했고 머리도 잘렸다.

이 블로그를 개설한 프리랜서 작가 숀 어셔는 맨 처음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동기를 묻는 질문에 "그냥 떠오른 아이디어였다"고 답했다. "어느 날 이런 메모나 편지를 모아 놓았던 즐겨찾기 폴더를 오랜만에 다시 발견하게 됐고, 그 때 한 가지 아이디어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싶다고 착안하게 됐다." 그는 또한 편지나 메모 등이 "일종의 '사라져가는 예술'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적으로 메시지를 주고받게 되면서 편지처럼 개인적인 의사소통이라는 것이 거의 없어졌다. 당사자간의 비밀스런 대화가 이젠 아예 과거의 것이 되어간다는 데 흥미를 느껴 보존하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미처 몰랐던 유명인의 모습을 알게 됐다"부터 "오늘부터 편지를 써 보고 싶어졌다"는 반응까지 방문객들의 평가도 좋다. 레터스 오브 노트는 잘 알려진 유명인의 숨겨진 모습이 궁금하다면 한번쯤 꼭 방문해 볼 만한 사이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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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기자 sj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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