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원, 전 통역사에 4년9개월 선고하더니 "오타니에 246억 배상해"

오타니 돈 빼내 도박업체 계좌로 이체
감형 요구 받아들여지지 않아
"1800만 달러 지급" 배상 명령도

미즈하라 잇페이가 6일(현지시간) 법원에 출석했다. AFP 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MLB) 스타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돈을 훔쳐 도박 빚을 갚으려 한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40)가 미국 법원에서 징역 4년 9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6일(현지시간) AP통신과 NBC방송 등은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에 위치한 미연방 법원은 이날 은행·세금 사기 혐의로 기소된 미즈하라에게 징역 4년 9개월 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법원은 검찰의 구형과 동일한 형량을 선고했다. 은행 사기죄의 최대 형량은 징역 30년으로 알려졌다.

또한 법원은 배상금 1800만달러(약 260억5000만원)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이중 약 1700만달러(약 246억원)는 오타니 본인에게, 나머지는 미 국세청에 지급하라는 내용이다. 미즈하라는 징역형 복역을 위해 내달 24일까지 당국에 출두해야 한다. 존 홀콤 연방 판사는 "절취 금액이 1700만달러에 달한다는 사실이 매우 충격적"이라며 "미즈하라가 그 금액을 갚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프로야구(MLB)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에서 활약하는 오타니 쇼헤이. 로이터 연합뉴스

미즈하라 측 변호사는 "형량을 1년 6개월로 낮춰 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바 있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미즈하라는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 "선고받을 형량에 대해 자비를 구한다"며 "한 인간으로서 오타니를 진심으로 존경하고, 그가 경기장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내 인생을 바치겠다고 다짐했었다. 날 믿어준 그의 신뢰를 저버린 것에 대해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작성했다.

앞서 미즈하라는 스포츠 도박 빚을 변제하려는 목적으로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돈을 빼내고, 이를 도박업자 계좌에 이체하며 은행 측이 이를 승인하도록 거짓말을 한 혐의로 지난해 4월 기소됐다. 이와 함께 2022년 소득을 국세청(IRS)에 신고할 당시 410만달러(약 59억원) 상당의 추가 소득을 누락한 혐의도 받았다. 해당 사건이 지난해 3월 언론에 보도되자 미즈하라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서울 시리즈 기간에 해고됐다.

검찰은 오타니의 진술과 휴대전화 기록 등을 토대로 오타니가 이 사건의 피해자라고 결론지었다. 그가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과 채무 변제를 알고 있었거나 관여했다는 증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재판 과정에서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도 "오타니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피해자이며 피고(미즈하라)의 행동으로 인해 고통받았다. 앞으로도 그 고통은 계속될 것"이라는 내용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