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개발 땐 전력화 시기 2036년 가능
도입 발사 수 줄이고 2030년대 도입키로
적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함정에서 발사하는 ‘SM-3’ 미사일의 국내 개발이 결국 무산됐다. 당초 군은 국내 개발로 추진할 예정이었지만 개발시기 등을 고려해 해외구매로 결정했다.
5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국방연구원은 지난 1일까지 진행된 해군의 SM-3(해상탄도탄요격유도탄) 블록Ⅰ 구매 사업에 대한 사업 타당성 조사를 통해 ‘조건부 타당’으로 결론 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군은 SM-3급을 국내에서 개발하기로 했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2021년 국내에서 개발한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L-SAM) 기술을 토대로 한다면 지상요격체계인 사드급과 해상요격체계인 SM-3급을 동시에 개발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드급은 2029년, SM-3급은 2036년이면 국내 생산이 가능하다고 국방부에 보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방위사업청은 지난해 4월 26일 열린 제161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 회의에서 SM-3를 해외 구매로 확보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산 SM-3 블록Ⅰ을 정부 대 정부 계약인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총 30여발 도입하기로 했다. 당시 책정된 사업비는 8039억원, 사업 기간은 2025∼2030년이었다. SM-3의 발당 가격은 200억∼3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국국방연구원(KIDA)도 반대에 나섰다. 1조원을 들여 미국에서 SM-3를 도입하려면 10년 이상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또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고각으로 발사할 경우 낙하 속도가 마하 10~14에 달해 반응 시간이 촉박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수도권에 떨어지는 탄도미사일을 해상에서 SM-3로 요격하려면 측면에서 맞춰야 하기 때문에 요격률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다만, 국방연구원은 SM-3 도입 물량 및 전력화 시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SM-3 전력화 시기는 2030년대 초반으로 늦어지고 도입 물량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SM-3는 적의 탄도미사일을 고도 90∼500㎞의 중간단계에서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이다. 이지스구축함에서 발사되는 SM-3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와 패트리엇(PAC)-3 등 육상에 배치된 기존 미사일 방어체계로는 요격하기 어려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고각 발사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급 이상 미사일도 중간 단계에서 요격할 수 있다.
SM-3는 정조대왕함급 이지스구축함에 탑재된다. 기존 세종대왕급 이지스함을 개량한 8200t급 정조대왕함은 ‘광개토-Ⅲ 배치(Batch)-Ⅱ’ 1번함이자 해군의 4번째 이지스함이다. 정조대왕함급은 총 3척이 건조된다. 앞서 정조대왕함급 이지스구축함 탑재가 확정된 탄도탄 요격미사일 SM-6는 요격고도 36㎞ 이하로 종말단계 요격 미사일이다. SM-3까지 탑재하면 정조대왕함은 중간-종말 두 단계에서 우리 영토를 위협하는 적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게 된다.
해군 관계자는 "정조대왕함급에 SM-3가 장착되면 기존 요격체계와 더불어 다층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 및 방산 스페셜리스트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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