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 눈앞'에서 경제상황 고려 2.5%만 인상
19일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들은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9860원을 제시한 경영계의 손을 들어줬다. 그만큼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2.5%로 정한 셈이다.
내년 최저임금과 결정 과정에선 최저임금이 사상 처음으로 1만원을 돌파할지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 심의 초반에는 물가 상승률과 그간의 최저임금 인상률 등을 고려할 때 '1만원은 넘지 않겠냐'는 관측이 우세했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7%로 21개월 만에 2%대를 기록했지만, 올해 물가 상승률은 3~5%대였다. 또 2019년 10.9%, 2022년 5.1%, 2023년 5.0%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노동계는 적어도 1만원 이상은 가능할 것으로 봤다. 1만원까지 인상률은 3.95%였다.
경영계, 심리적 저지선 '1만원' 지켜
노동계는 지난 6월22일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1만2210원을 최초 제시했다. 경영계의 최초안은 9620원으로 격차는 2480원에 달했다. 이후 여러 차례 수정을 통해 격차는 180원으로 줄었지만, 노동계는 최종안인 10차에서도 9차와 같은 1만20원을 요구했다. 끝까지 '1만원' 이상을 고수한 것이다.
표결을 통한 최저임금 결정은 어느 정도 예상됐었다. 9차 전원회의에서 박준식 최임위 위원장은 "최대한 (노사의) 격차를 좁혀서 노사 합의로 의결이 이뤄질 수 있길 희망한다"며 "합의가 어려울 경우엔 부득이하게 표결로 결정할 수도 있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 노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노사의 최종 요구안을 표결에 부쳤고 결국 사용자 안 17표, 노동자 안 8표, 기권 1표로 사용자 안이 채택됐다.
노동계는 즉각 반발했다. 근로자 위원이었던 김준영 한국노총 금속노련 사무처장이 농성을 벌이다 구속돼 근로자 위원의 숫자가 1명 적은데 그대로 투표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현재 최저임금위는 근로자위원 8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등 총 26명이다. 이번 최저임금 결정에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항의 퇴장하며 "올해 최저임금은 경제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결정됐다"며 "이는 실질임금 삭감안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공익위원들이 경영계안에 투표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 경기 회복세가 미약한 상황이라는 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고려된 셈이다. 최저임금이 '1만원 이상'이라는 상징적 우려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기·소상공인 부담 반영돼
9차 전원회의에서 경영계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부담 가중을 우려했다. 사용자위원 간사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최임위에서 그간 결정되고 시행된 누적된 최저임금 고율 인상과 부분 적용이 아닌 일률적 적용이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직접적으로 가중시켜 온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내년 최저임금이 또다시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인상되는 것은 이들에게 희망을 빼는 것이고, 국가 경제에도 어려움을 가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명로 중기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도 "지불 능력이 낮은 임금 지급과 부채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높은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은 영업시간 축소로 인한 소비자 불편 초래와 자동화와 무인점포와 가속화를 통한 미숙련 취약계층의 고용 축소, 주휴수당과 결부돼 단시간 근로자 양산으로 연결된다"며 "제품과 서비스 가격으로 이어져서 최근에 안정 추세를 보이는 물가를 자극할 것이고, 결과적으로 저임금 근로자의 생계비 부담이 줄어들지 않는 악순환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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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 1만원' 돌파는 무산됐지만 1만원까지는 현재 140원만 남겨뒀다. 물리적으로 봤을 때 2025년에는 최저임금 1만원을 무난히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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