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뚜렷하게 나타난 인공지능(AI) 관련주 랠리 여파 등으로 인해 배당주 투자가 찬물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를 인용해 올해 상반기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는 S&P500지수 종목의 주가가 연초 대비 18% 상승한 반면, 배당주들의 주가 상승폭은 4%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배당주 투자 성적표는 배당금 미지급 기업과 비교해 2009년 이후 최악 수준이다. 현재 S&P500지수에 편입된 기업 중 약 400개 기업이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WSJ는 "고배당을 자랑하는 기업의 주식은 지난해 증시에서 가장 인기 있는 거래 중 하나였지만, 그 이후 배당선호 전략은 사라졌다"며 "AI 붐으로 투자자들이 배당주를 외면했다"고 전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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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만해도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우려 등으로 인해 지난해처럼 기술, 성장주의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AI가 새로운 컴퓨팅 시대를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하며 엔비디아 등 관련주들의 랠리가 두드러졌다. 이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2%가량 치솟아 상반기 거래를 마감했고, S&P500지수도 16%가까이 뛰었다. 개별 종목별로도 엔비디아는 189%, 메타플랫폼은 138% 상승했다. 아마존은 55%, 애플은 49% 올랐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의 에드 클리솔드 미국 수석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성장을 이끌 수 있다고 생각되는 몇몇 기업에만 집중했다"고 "배당금에 대한 기대감을 이유로 AI주를 사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상반기 랠리를 나타낸 기술주 중 일부도 현재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으나, 투자자들이 이를 투자 우선순위에 고려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AI붐을 이끄는 엔비디아의 배당수익률은 0.04%다. 애플은 0.5%, 브로드컴은 2.2%다.

올 상반기 배당주들의 저조한 성적표 뒤에는 최근 지역은행주의 급격한 하락 역시 일부 책임이 있다고 WSJ는 진단했다. 자이언스 방코프의 주가는 배당금과 시세차익을 고려한 총 수익률 기준으로 올해 44% 내려앉았다. 코메리카와 시티즌스 파이낸셜 그룹 또한 각각 35%, 32% 떨어졌다. 지난해 시장을 주도하며 최고의 배당주들로 꼽혔던 에너지주들도 올해는 주가 하락세를 보였다.


여기에 국채금리 상승도 투자 분위기를 바꾸는 데 여파를 미쳤다. 배당주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국채와 경쟁하는 상황이 됐다는 설명이다. LSEG 리퍼에 따르면 배당주를 매입하는 미국 뮤추얼 및 상장지수펀드는 올 들어 40억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700억달러에 가까운 기록적 금액이 유입됐던 것과 대조적인 수치다.


다만 이러한 흐름은 다시 바뀔 수 있다. 통상 배당주는 경기방어적 성격을 띠고 있어 불확실성이 큰 장세, 경기침체에 진입하는 시기일 때 각광받는다. Fed의 긴축 기조 속에 경기침체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침체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배당금을 앞세운 기업들로 투자자들이 다시 몰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최근 랠리 여파로 인해 엔비디아, 메타 등 일부 빅테크주의 주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경계감도 커진 상황이다. WSJ는 엔비디아가 현재 향후 12개월 예상수익의 47배에 거래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경기 침체 시 취약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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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 ALPS의 폴 바오치 수석ETF 전략가는 "2023년의 첫 6개월이 배당에 대한 전반적 전망을 바꾸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증시 포트폴리오에서 얻은 수익의 대부분은 실제 주가 상승보다는 시간이 지나면서 배당금이 쌓인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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