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업용 부동산 대출부실 확대…중소형 은행 파산·합병될 것"
한은, '미 상업용 부동산 대출 현황과 특징' 보고서
한국은행은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이 재택근무·고금리 환경과 맞물리면서 앞으로 계속 늘어날 수 있으며, 경영 악화가 심각해진 중소형 은행은 파산·합병 등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2일 해외경제포커스에 실린 '미 상업용 부동산 대출 현황과 특징' 보고서에서 "대출자산에서 특히 사무실 대출 비중이 높은 일부 중소형 은행들은 경영악화로 파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 상업용 부동산은 최근 가격이 반등한 주거용 부동산과는 다르게 가격이 직전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한 이후에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고, 거래량은 80% 축소됐다. 특히 올해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시 보유채권 가격 하락이 대형은행의 파산으로 연결됐던 경험으로 인해 은행 보유자산 부실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상업용 부동산 관련 리스크가 시장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은행대출자산의 24%를 차지하고 있어 관련 대출 부실은 은행의 자산 건전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은행대출 내 비중이 다소 줄어드는 추세였으나 저금리하에서 은행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대출을 적극 늘리면서 비중이 2013년 이후 늘어난 상황이다.
상업용 부동산 모기지 대출 규모는 4조5000억달러인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상승해왔다. 저금리 환경하에서 상업용 부동산은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면서 지난해 2분기에는 전년 대비 10.1% 증가하며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상업용 부동산 모기지를 보유기관별로 나눠보면 은행 39%, 정부보증기관 21%, 보험 15%, 상업용부동산저당증권(CMBS) 13%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은행의 경우 대출 자산에서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25%를 차지하고 있으며, 가장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다.
미 상업용 부동산 대출 만기도래, 올해와 내년 집중
특히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장기 고정금리 형태가 많은 주거용 부동산과는 달리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50%에 가까울 정도로 높고, 이 비중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빠르게 늘어났다. 이런 특성은 저금리 환경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으나 최근과 같은 통화긴축 시기에는 이자 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
또 상업용 부동산 대출 만기도래 규모가 올해와 내년 집중돼 있는데, 내년까지 만기도래하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규모는 1조1000억달러에 달한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중소형 은행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우려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상업용 부동산 은행대출 내에서 은행규모별 비중을 봤을 때 자산규모 1800억달러 미만의 중소형 은행 비중은 70%다.
2004년만 해도 대형은행과 중소형 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은 유사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규제를 적용받은 대형은행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이 30%로 줄어들었고 중소형 은행 비중이 70%까지 늘게 됐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돈 있어도 아무나 못 누린다"…진짜 '상위 0.1%'...
보고서는 "현재 사무실 중심으로 늘고 있는 미 상업용 부동산 대출부실이 앞으로 계속 늘어날 수 있으나 사무실 외 상업용 부동산의 견조한 수요, 개선된 금융안정성, 완만한 손실 발생 속도 등이 은행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제한할 것"이라며 "과거 1990년대 저축대부조합사태의 영향으로 37개 은행이 현재 4개 은행으로 통폐합된 사례를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악화와 규제 강화를 감내하지 못한 은행들이 대형은행에 흡수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