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을 줄일 수 있을까요? 없을까요?”
3~4년 전쯤 층간소음이 사회적 문제로 시끄러웠을 당시 만났던 한 건축구조기술사가 던진 질문이다. “아직 기술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반문에 그는 “만들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대형건설사들은 맘만 먹으면 1~2년 내로 국내 층간소음 저감 최고 등급인 1등급(37dB 이하)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준을 만드는 제도만 있을 뿐, 건설사의 기술 개발을 유인하기 위한 정책이 없다고 비판했다.
1991년 층간소음 저감 관련 제도가 처음 도입됐을 당시, ‘바닥충격음을 충분히 차단할 수 있는 구조 시공’이라는 원론적 내용만이 나왔다. 또 2003년에는 ‘바닥충격음 차단 최소성능 기준(1~4등급)’을, 2004년에는 슬래브 두께 180mm 이상의 표준바닥구조, 2013년에는 슬래브 두께 210mm 강화 등의 제도가 발표됐다. 층간소음과 관련된 모든 대책이 인허가 기준점이었다.
당시 지어진 아파트 역시 정부가 정해놓은 기준에 충실했다. 2003년부터 지어진 아파트는 대부분 최소 층간소음 최소성능 기준인 4등급을, 슬래브 두께도 정부가 발표한 기준에 딱 맞춰졌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비싼 비용을 들여 높은 등급의 기술을 개발하거나, 자제를 많이 투입할 필요가 없었던 셈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바뀌었다. 지난해 정부가 층간소음 저감에 대한 ‘사후확인제’와 ‘분양가·용적률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한 제도 손질을 예고하자, 놀랍게도 현대건설·삼성물산 등이 층간소음 최소성능 기준 등급 최고인 1등급 기준 37dB(데시벨)보다 더 낮춘 기술을 개발했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그렇다면 앞으로 층간소음 없는 아파트에서 사는 시대가 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인센티브에 대한 적정선을 찾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사후확인제와 인센티브제 도입 정책이 결국 사업비와 직결되는 문제로 건설사-사업자(조합·시행사)-지자체(인허가권자)를 모두 만족시키는 세부 인센티브 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준공 후에도 층간소음을 관리하는 사후확인제가 측정 통보 시기, 측정 세대 산정기준, 측정 기간 등을 통해 공사 현장 일정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결국 공사비 증가로 직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층간소음 기준에 미달해도 이미 완공한 아파트를 보완 시공하기 어렵고, 손해배상을 하더라도 건설사가 어떤 방식으로, 어떤 범위 내에서 배상할지도 명확한 지침도 필요하다.
인센티브 제공에 대해선 너무 적어도, 너무 많아도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예를 들어 인센티브가 적을 경우 시공비가 인센티브(5%)보다 더 들어 현재 시장에서 외면받는 ‘라멘 구조 인센티브제’ 꼴이 날 수 있다. 반대로 층간소음 공사비용 증가에 따른 분양가 상승으로 수분양자 등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문제도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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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분명한 것은 정부가 한 발 내디디면서 정체돼있던 층간소음 저감 기술이 개발됐다는 점이다. 이제 앞으로가 중요하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층간소음 저감에 대한 인센티브 비율을 정하기 위해 관련 용역을 진행 중이다. 부디 적정선을 잘 설정해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한 정부’라는 치적을 쌓을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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