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평가 갈려…임팩트 있는 혁신안 내놔야"
불체포특권 등 당내 윤리 회복 필요성 제기

김은경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방향키를 맡긴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가 공식 출범도 하기 전에 운영 방향 등을 둘러싼 논쟁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돈 봉투 의혹과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가상자산 투자 의혹 등 악재를 딛고 당내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계파 간 신경전에서 혁신위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따라붙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혁신위 인적 구성도 하기 전에 "이재명 아바타"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8일 논평을 내고 "비명(비이재명)계에 밀려 혁신기구를 출범했지만, 이재명 아바타로써 이 대표 위상을 유지하고 당내 문제들에 시간 끌기용 카드임을 인정한 셈"이라며 "재창당에 가까운 노력을 해도 모자랄 판에, 쓴소리는 듣지 않고 단 말만 삼키는 현 민주당 지도부는 '자격상실'"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당과 정치를 바꿀 수 있게 모든 것을 맡기겠다"며 전권 위임 기조를 보이고 있다. 전권을 위임받은 만큼 강력한 혁신안을 통해 당의 위기 돌파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혁신위 책임의 무게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 당헌·당규의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 김상곤 혁신위 역시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았다. 2015년 4·29 총선 참패 후 출범한 김상곤 혁신위는 공천 시스템에 의원 평가제를 도입하는 등 과감한 개혁을 펼쳤다.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하는 내용의 당헌 80조도 당시에 만들어졌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김상곤 혁신위는 전적으로 혁신위원 구성까지 전권을 받고 괜찮은 혁신안들을 내놨다"며 "어수선하고 분당까지 가는 상황이었지만 민주당이 상황을 돌파하는 데 도움이 됐다. 지지율도 회복됐다"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을 맡은 김은경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과 교수.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을 맡은 김은경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과 교수.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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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전 정무수석은 19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현재 혁신위원장이 한 번 내정됐다가 사의를 표명해서 실패했기 때문에 김이 빠진 상태인데다 계파 간 (혁신위에 대한) 평가가 다르다"며 "그러면 임팩트가 있어야 한다. 이런 갈등과 상반된 평가 속에서도 임팩트 있게 혁신을 잘할 수 있다는 신호를 현재까지는 못 주고 있는데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혁신위가 생산적인 논의에 착수할 수 있도록 당내에서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성민 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B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막 임명되신 분한테 벌써부터 허수아비가 될 거다, 얼굴마담이 될 거라는 식으로 폄훼하는 일각의 시선은 옳지 않다"며 "생산적인 논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어젠다를 던지는 것이 지금 당 안에서 필요한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혁신위의 운영 방향에 대해선 두 가지를 주문했다. 당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당내 윤리 회복이다. 박 전 최고위원은 "혁신위 차원에서 우리가 어떤 부분에서 지금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는지에 대해서 결론을 내줬으면 좋겠다"며 "계파에 따라서 보는 시선이 다르고 또 일부 지지자분들께서는 생각이 다르신 부분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당 대표 시절에 있었던 당헌 80조에 대한 예외 조항을 (현재는) 만들었는데 이거를 유지할 거냐 폐지할 거냐에 대한 고민이 있다"며 "또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는 것에 대해서 실질적인 당의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결의가 또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당헌 80조는 이 대표가 대장동 의혹 등으로 검찰에 기소되자 그의 사퇴론을 요구하는 주장의 근거로 사용됐다. 민주당 당무위원회는 이 대표 기소를 정치 탄압으로 보고 예외 규정을 인정해 그의 직무를 정지하지 않기로 했지만, 당내 윤리를 위해 만들어진 당헌을 무력화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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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은 최근 국회에 이 대표를 비롯해 노웅래 민주당 의원, 하영제 국민의힘 의원, 윤관석·이성만 무소속 의원 등 체포동의안이 연달아 국회 표결에 부쳐지면서 정치 개혁과제로 떠오른 바 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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