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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술 훔친다" 中 비판하던 메타, '스마트글라스'에 발목잡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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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급망 의존도 높아 보복 우려
대만·인도 등 공급망 이전도 어려워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이 하드웨어 업체로 변모하려는 가운데 '중국'이라는 거대한 장애물을 만났다. "중국이 미국의 기술을 훔친다"며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를 중심으로 반중(反中) 전략을 취했던 메타가 향후 주력제품이 될 스마트글래스 등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중국 공급망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보복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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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공급망 피하려 해도 '어렵네'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메타가 하드웨어 업체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벽에 부딪혔다고 복수의 소식통들은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메타는 2021년 회사명을 페이스북에서 메타플랫폼으로 전환하고 가상현실(VR) 스마트글래스, 스마트워치 등 전자기기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메타는 이를 위해 최근에 스마트렌즈 전문업체 럭섹셀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 경영진들은 한동안 SNS 서비스에 집중해 VR 헤드셋을 만드는 제조업체 오큘러스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회사명 전환 후 사업의 무게중심이 하드웨어로 옮겨진 뒤 상황이 달라졌다고 WP는 전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KC 쿠아 선임 이사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스마트워치의 80%, 스마트폰 부품의 80%가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메타 경영진은 내부적으로 스마트워치 제작을 위한 부품과 생산 시설을 이전해 미국 세관에서 '메이드인 차이나'가 아닌 '메이드인 타이완' 상표를 붙일 수 있도록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게 되면 관세 비용을 줄이고 정치적으로도 문제의 소지가 적을 것이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스마트 전자기기와 관련한 공급망 자체가 중국에 주로 갖춰져 있고 베트남이나 대만 인도 등은 아직 공급망 구축 초기 단계여서 쉽지 않았다고 WP는 보도했다.

메타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VR 헤드셋 '퀘스트 프로'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메타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VR 헤드셋 '퀘스트 프로'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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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메타는 이탈리아 선글라스 브랜드인 레이밴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스마트글래스도 '메이드인 이탈리아(이탈리아산)'로 만들려 했으나 이 또한 실패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메타의 VR 헤드셋을 만드는 오큘러스의 생산 시설을 대만으로 옮기는 방안도 모색했다가 불가능해졌다. 메타의 한 경영진은 WP에 "메타가 복잡한 하드웨어 기기를 만들고 있다. 그냥 쉽게 다른 곳으로 가서 이를 만들 수는 없다"고 말했다.


메타 측은 WP에 새로운 지역의 생산시설 확보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메타의 하타이 대변인은 "현재로서는 메타의 소비자를 위한 전자기기가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지만 이와 관련해 계속해서 검토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 공급망을 구축할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트럼프 따라 '반중' 선택한 메타, 어쩌나

메타가 이처럼 중국에서의 사업을 피하려고 노력하는 배경에는 수년간 지속해온 반중 전략이 있다. 저커버그 CEO는 2019년 미 조지타운대 연설에서 중국이 전 세계에 인터넷과 관련한 위험한 비전을 수출하고 있다고 비판한 적 있다. 당시 그는 수년간 중국 시장에 진입하려고 노력했지만, 사업을 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에 대해 합의할 수 없었다면서 표현의 자유라는 미국의 가치를 펼칠 수 있을 것이란 보장이 없었다고 말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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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 CEO는 또 이듬해인 2020년 미 의회 반독점 청문회에 출석해 "중국 정부가 미국 기업으로부터 기술을 훔쳤다는 증거는 많다"면서 중국이 미국과는 상반된 자체적인 인터넷 버전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메타의 반중 기조는 확대해 영국 부총리 출신의 정책 관련 사안을 총괄하는 닉 클레그 사장이 2020년 11월 WP 기고문을 통해 "중국식 인터넷은 다른 세계와 차단돼 있으며 정부 당국의 심각한 감시 속에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소식통들은 메타의 이러한 방향성이 정치적 기회주의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앞선 도널드 트럼프 전 미 행정부가 중국과 메타의 라이벌로 부상한 중국 틱톡에 대한 압박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에서 메타와 관련한 비판을 모면하면서 중국으로 시선을 돌렸다는 것이다. WP는 "하지만 이제 VR 헤드셋과 스마트워치 등과 관련한 중국 의존도는 새로운 정치적 문제가 됐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메타가 이러한 행보를 이어온 만큼 중국 정부의 보복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애널리스트들은 "메타의 새로운 하드웨어 사업에 대해 중국이 보복할지 불분명하다"고 말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메타의 중국 내 파트너사들은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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