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ed 사상 초유의 4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
파월, 12월 속도조절 언급하면서도 '매파' 재확인
"금리인하 언급 시기상조…최종금리 더 높을 것"
한은 빅스텝 기로…한미 금리차, 성장 사이 고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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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사상 초유의 4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예상보다 더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발언을 쏟아내면서 한국은행의 향후 통화정책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국이 12월 금리인상 속도조절을 공식화하면서도 "금리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못박은 만큼 한은도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둘러싼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중앙은행인 Fed는 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기존 3.00∼3.25%에서 3.75∼4.00%로 올라 15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번 Fed 결정으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최대 1%포인트로 벌어졌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계속되면서 국내 자본 유출과 원·달러 환율 상승 부담도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Fed의 0.75%포인트 인상은 예상된 수순이었기 때문에 시장은 금리 인상폭보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에 더욱 주목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이르면 12월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들어갈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각종 경제지표를 고려할 때 "최종금리 수준은 지난번 예상한 것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금리인상 중단에 대해 생각하거나 언급하는 것은 매우 시기상조"라며 높은 수준의 금리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임을 다시 확인했다.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던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한은의 빅스텝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시장에선 경제 성장 둔화와 '레고랜드 사태'발 자금시장 경색 등으로 한은이 긴축 속도조절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한미 기준금리 격차를 고려하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최종금리 수준이 지난 9월 점도표에서 제시된 4.6%를 넘어 5%에 육박할 가능성을 시사했는데, 만약 한은이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으로 속도를 늦춘다면 향후 금리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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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달째 5% 후반대를 기록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5.7%로, 지난 7월(6.3%) 정점을 찍은 뒤 8월(5.7%)과 9월(5.6%) 낮아졌다가 다시 반등했다. 한은은 물가가 내년 1분기까지 5%대, 개인 서비스물가는 6%대의 높은 오름세를 이어 갈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이 섣불리 금리 속도조절 기대를 심어줄 경우 인플레이션 심화는 물론, 1440원대까지 오른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박까지 키워 수입물가 상승과 자금유출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


다만 정치권과 시장의 금리인상 자제 압박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학적 금리인상'이라며 "한국은행법에 열석발언권이 있는데 (금융위) 부위원장이 금통위에 참석해 금융시장 전반적 상황을 고려해 (이런) 의견을 전달하는 게 어떨까 한다"고 말했다. 이는 한은의 빅스텝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간접적으로 드러냄과 동시에 금리인상 속도조절을 압박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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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제성장 둔화와 채권시장의 자금 경색이 심화되면서 금통위 내부에서도 긴축 기조를 둘러싼 의견차가 확대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공개된 10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살펴보면 다수 위원들은 고물가와 원화가치 하락을 근거로 빅스텝을 주장했지만, 주상영·신성환 위원은 과도한 금리 인상이 경기 하락에 대한 위험을 급격히 키울 수 있다며 베이비스텝이 적절하다고 의견을 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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