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LCR 규제 정상화시 채권금리 더 뛰어…유예해달라"
LCR 규제 강화가 은행채 발행 부추겨 채권 금리 뛰어
시장 안정화 하라면 LCR 규제 정상화 늦춰야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들이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 규제 정상화를 앞두고, 금융위원회에 유예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LCR은 국제결제은행(BIS)의 유동성비율 규제다. '30일간 순 현금 유출액 대비 고유동성 자산 비율'을 말한다. 코로나19가 번졌던 시기에 금융당국은 LCR을 85%로 낮췄었는데, 내년 7월 100%로 정상화하기로 했다.
이 규제 때문에 은행들은 고유동성 자산 매입 자금을 충당해야 하고 이게 최근 은행들의 은행채 발행을 부추겨 채권금리 상승을 유도하고 있다는 게 은행들의 우려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날 5대 은행 자금 담당 임원들은 이와 관련해 금융위 산업정책국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져 시장안정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금융위 이날 오전 "은행 LCR 규제 비율 정상화 조치 유예 등 금융회사 유동성 규제의 일부 완화도 추진할 예정"이라며 향후 방향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현재 은행에서 가장 시급하게 여기는 문제는 자금 조달 규모 확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위에서 요구한 LCR 비율을 맞추기 위해서든, 환율상승으로 인한 장외파생상품 거래의 변동성을 해지하기 위해서든 전반적으로 조달 규모를 확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금 조달 규모를 확대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금리가 높은 특판예금 등 상품을 내놔 예수금을 늘리거나, 은행채를 발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조치의 결과로 채권금리가 올라가며, 회사채 시장이 불안정해지고, 다시 대출금리까지 뛰게 되는 상황이 도래하는 것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 시장 상황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이 고리를 끊으려고 은행들이 금융위에 LCR 규제 비율 정상화 조치를 유예해달라고 하는 것"이라며 "채권금리부터 먼저 낮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은행채(무보증·AAA) 5년물 금리는 19일 기준 5.224%를 기록했다. 2010년 2월 24일(5.24%) 이후 약 12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5.2%대에 올라선 것이다. 단기물 금리도 덩달아 급등했다. 같은 날 은행채(무보증·AAA) 6개월물 금리는 4.069%를 기록했다. 6개월물 금리가 4%를 넘어선 것은 2009년 1월 7일(4.12%) 이후 약 13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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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8일까지 은행들의 은행채 발행액은 167조 669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발행액(183조 2123억원)의 91.5%에 달했다. 지난 4월 10조 4700억원이었던 은행채 발행액은 지난 7월 올해 들어 최대인 24조 7100억원까지 치솟았다. 지난달에는 25조 8800억원을 기록해, 월별 역대 최대 기록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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