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벗은 뒤 실종설' 이란 선수, '영웅' 환호 속 귀국
시민·인권단체 "자진 귀국 맞나…강제 송환설 해명하라"
지난 16일 서울시 중랑구 용마폭포공원 스포츠클라이밍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도중 머리카락을 내놓은 채 클라이밍 하는 엘나즈 레카비(33)의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히잡을 착용하지 않고 서울에서 열린 스포츠클라이밍 국제대회에 출전했다가 실종 의혹에 휩싸였던 이란의 여성 선수가 무사히 귀국했다.
19일(현지시간) BBC, AP통신 등은 엘나즈 레카비(33)가 이날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을 통해 이란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던 수백명의 환영 인파는 레카비를 영웅으로 칭송하고 박수를 치며 반겼다.
레카비는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2022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참여해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히잡을 쓰지 않은 채 경기에 출전한 뒤 대회 마지막날 그의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실종설이 불거졌다. 전날 영국 일간 가디언과 텔레그래프 등은 BBC 페르시아어 서비스를 인용해 레카비가 지난 16일부터 연락이 끊겼으며 여권과 휴대전화를 압수당했다고 보도했다. 그가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강제 송환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강제송환설이 불거지자 주한 이란 대사관은 트위터를 통해 "레카비는 전날 이른 아침 다른 선수들과 함께 서울에서 이란으로 출발했다"며 "레카비와 관련된 모든 가짜뉴스와 허위정보를 강하게 부정한다"고 밝혔다. 레카비 역시 같은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기존 일정에 따라 팀원들과 함께 이란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부주의로 머리에서 히잡이 벗겨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레카비의 안전에 대한 우려는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BBC 페르시안은 과거 히잡을 쓰지 않고 경기에 출전한 이란 여성 선수들이 사과를 강요받은 적이 있다며, 레카비의 인스타그램도 강요에 의해 쓰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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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인권단체 역시 레카비의 강제 송환 의혹을 해명하라고 이란 정부에 촉구했다. 16개 단체 연대체인 '이란시위를 지지하는 한국시민모임'은 이날 서울 용산구 주한이란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레카비 선수의 인스타그램에 자의로 귀국했다는 주장이 있었으나, 한국 일정이 남아있었고 선수 개인이 마음대로 일정을 조절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하면 믿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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