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상담 해줄게” … 학생 상대로 ‘그루밍 성범죄’
미성년자라는 점 악용하거나 ‘합의된 관계’로 혐의 부인

“불안해서 학원 보내겠나” … 끊이지 않는 학원 강사 성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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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화영 인턴기자] #1. 미성년자 학생을 7차례나 강제 추행한 학원장이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학원강사 A 씨는 자신의 학원에 다니는 당시 12세 B양이 원장실에서 컴퓨터로 문제를 풀고 있는 동안 B양의 몸을 강제로 만지는 등의 행위를 약 7개월 동안 지속했다. 이에 재판부는 징역 7년을 선고했다.


#2. 지난 6월 천안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50대 남성 C씨가 자신의 학원에 다니는 어린 자매에게 수년간 성추행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자매가 성추행을 당한 횟수만 1900여 차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C씨는 "동의하에 성관계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친밀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서 동의받아 한 것"이라며 "가슴을 만진 것은 반가운 마음에 그런 것이지 추행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학원 강사의 성범죄가 끊이지 않자 학부모들은 "이제 학원도 무서워서 못 보내겠다"고 분노하고 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D씨는 "조두순과 김근식 등 아동성범죄자가 사회에 돌아다니는데 이제 학원까지 걱정해야 하냐"며 화를 냈다.


학원 강사의 성범죄는 미성년자인 학생에게 선생과 제자라는 관계와 지위를 이용해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아동·청소년은 성적 자기 결정권을 충분히 행사하기 어려운 점을 이용한다. 학원 강사는 학생이 교우관계와 성적 등의 문제를 언급하며 '고민 상담'을 통해 접근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을 상대로 친밀감을 악용하는 이른바 '그루밍 성범죄'가 발생한다. 학생과의 지속적인 대화 속에서 점차 사이가 가까워지자 학원 강사는 자신을 절대적으로 믿고 의지한다는 점을 이용해 성범죄를 저지른다.

김규백 변호사는 지난 12일 YTN 이승우 변호사의 사건 파일에서 "그루밍을 통해 폭력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성인이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범죄를 저지를 경우 '위력'에 의한 간음을 이유로 현재 법체계 내에서 처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위력의 정의가 넓게 해석되고 심지어 위력에 이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아동복지법상 '아동에 대한 성 학대'로 얼마든지 처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학원 강사는 성범죄가 발각되면 "공부를 가르치려고 한 행동"이며 "성범죄 의도가 없었다"고 진술하며 더 나아가 "합의로 진행된 관계"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또 피해자가 미성년자임을 언급하며 "진술에 일관성이 없고 구체성이 결여돼 있다"고 반박하기도 한다. 실제로 B양을 성추행한 A씨는 "B양의 국어 구사 능력이 떨어져 믿을 수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한편 성범죄를 저지르고 학원 등 아동, 청소년 시설에 근무하고 있는 강사도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학교와 학원, 체육시설 등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운영·종사자 338만여 명을 대상으로 성범죄자 취업 여부를 점검한 결과 67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적발된 이들이 종사한 기관은 체육시설이 37.3%로 가장 많았고, 학원과 교습소·개인과외교습자 등 사교육 시설이 25.4%, 박물관 등 청소년 이용시설이 7.5%로 뒤를 이었다. 현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또는 성인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질러 형 또는 치료감호가 확정돼 취업제한 명령을 받은 사람은 최대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을 운영하거나 관련된 일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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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학원강사 채용 과정에서 성범죄나 아동학대 경력에 대한 신원조회가 소홀하고 성범죄자 취업 제한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광주시의회 심창욱 의원은 지난달 열린 제309회 임시회 제1회 추가경정예산 교육문화위원회 소관 심의에서 "교육청은 선제적인 관리·감독과 적극적인 계도를 통해 학원 범죄를 미리 예방해 학생 안전을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화영 인턴기자 ud366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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