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전략' 손보는 日…'반격능력' 보유 최대 관건
전략문서 개정 당정협의 돌입
자민당, 선제공격 가능수준 제안
공명당은 '전수방위 원칙' 고수
방위비 증액 놓고도 의견 엇갈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일본 정부가 올해 말까지 국가안보전략을 비롯한 3대 전략문서를 개정하기 위한 당정 협의에 돌입한다. 이번 논의의 핵심은 방위비 증액과 적의 미사일 기지를 정밀 타격하는 ‘반격 능력’ 보유 여부로, 이를 두고 연립여당인 공명당과 자민당 간의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전날 총리 관저에서 오노데라 이쓰노리 자민당 안보조사회장과 회담을 가졌다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현재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정조회장과 함께 회담 시기를 조정하고 있다며 오노데라 안보조사회장에게 양측과 협조할 것을 지시했다. 일본 정부는 올 연말까지 국가안보전략과 방위계획대강, 중기방위력계획 등 안보 관련 3대 문서를 개정해 방위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적의 미사일 기지를 정밀 타격하는 ‘반격 능력’ 보유 여부를 두고 양 당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의견조율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자민당은 일본 주변의 안보 상황 악화를 이유로 들며 원거리에서 적의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고 제언한 바 있다. 반면 공명당은 원거리 타격 수단 보유가 일본의 평화헌법에 기초한 ‘전수방위’원칙에 위배하는 것이라며 반발을 표했다. 현재 일본은 적의 위험을 방어할 수 있는 방어용 무력만 보유 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자민당은 적에 대한 선제공격의 의미로 읽힐 수 있다는 지적을 고려해 적 기지 공격 능력을 ‘반격 능력’이라는 명칭으로 수정했으나 반격 시점과 관련해 공명당과 대립각을 세웠다.
자민당은 반격 시점을 ‘적이 일본에 대해 무력 공격을 착수 할 때’로 정의했는데 이는 적국이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았어도 공격이 확실시되면 타격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상 선제공격이 가능하다는 의미로도 읽힐 수 있다. 반면 공명당은 적의 미사일 발사가 전제된 상황에서 반격에 임해야 한다며 전수방위 원칙을 고수하고 나섰다.
방위비 증액 문제도 주요 협상 안건으로 꼽힌다. 일본 방위성은 2023년 회계연도 방위비로 전년 예산 대비 3.6% 증가한 5조5947억엔(약 54조3307억원)을 요구했다. 이는 일본 정부가 집행한 방위비 가운데 역대 최대 예산으로, 국내총생산(GDP)의 1%를 차지하는 규모다.
이와 관련해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는 "사회보장, 교육 등 재정 수요가 큰 예산은 깎으면서 방위비만 올리는 것은 옳지 않다. 코로나19로 국민이 어려운데 세입에도 한계가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막대한 방위비를 충당하는 방안과 관련해서도 일부 자민당 의원들은 적자국채 발행을 주장하고 나섰으나 공명당은 빚을 늘릴 수 없다며 법인세 등을 증세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공명당이 방위비 증액과 반격 능력 보유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은 당의 주된 지지 세력인 불교 계열 종교단체 ‘창가 학회’ 신도를 의식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평화’를 주된 교리로 삼는 창가학회 신도들은 공명당이 2015년 집단적자위권 헌법 해석 변경을 수용하겠다고 밝히자 탈당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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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으로 안보 위기가 고조되고 있어 공명당도 마냥 반기를 들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공명당의 다카기 요스케 정조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꽤 큰 규모의 방위비 증액과 재원 조달 문제가 걸려 있어 높은 난이도의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예산 편성에 맞물린 이야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협상을 시작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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