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내년 경제 더 어려워질 것…러 전쟁·미 긴축 등 최대 변수"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한 호텔에서 진행된 특파원 간담회에 참석해 한국 경제 전망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제공]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복합경제위기 상황이다. 특히 내년이 좀 더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의 고강도 통화 긴축, 중국 경제 등을 최대 변수로 꼽으며 현재의 어려운 경제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이날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특파원 간담회에 참석해 "당장 단기간에 외환위기처럼 외화 자금이 부족해지고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는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내년 경기 둔화 전망이 압도적으로 많다"면서 "현 경제 상황을 '복합 경제위기' 상황으로 규정하고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복합 경제위기 상황으로 판단한 배경으로는 먼저 급격히 높아진 글로벌 불확실성을 꼽았다. 이어 고물가로 향후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거시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는 구조적인 부채 문제를 꼽았다.
특히 추 부총리는 "제일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어떻게 될지, 미국이 고강도 긴축을 언제 멈출지 등의 변수"라며 "국내 경제에는 중국이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꼽았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변수들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자칫 복합 경제위기 상황이 현재 예상한 1년 안팎에서 확대돼 장기화할 우려도 제기된다. 그는 "현재 정도의 수준이라면 감내 가능하지만 불확실성이 증폭되면 얼마나 확대될지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국내 물가 전망은 10월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기존 관측을 유지했다. 추 부총리는 "국내 장바구니 물가, 즉 농산물 물가는 상당히 안정되기 시작했다"면서 "다만 공공요금이나 개인서비스·외식 등은 하방 경직성이 있고, 러시아 전쟁에 따른 유가 부분이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내년부터 물가가 안정되면서 그다음은 경기 둔화 우려"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를 공개하며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직전 전망치인 7월 대비 0.3%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이에 대해 추 부총리는 "지난 전망치 공개 후 2분기 경제 성장이 발표됐는데 이를 토대로 수정된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은 안 좋지만 소비는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IMF가 제시한 내년 전망치는 0.1%포인트 내려간 2.0%다. 추 부총리는 "우리 정부는 2.5%를 전망했는데, 내년에 이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IMF를 비롯한 주요 기관들의 전망치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사실상 시인했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내년 2.5%에서 2.2%로 낮췄다.
현재 추 부총리는 영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의 경제 불안이 커지고 있는 점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거대 경제가 출렁이면 여러 형태로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며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보고 있다. 한국처럼 대외무역 의존도가 70% 이상인 나라는 더 큰 변동성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 폭등에 따른 한국 금융시장의 건전성에 대해서는 "당장 큰 문제가 없다"면서도 “시스템 리스크로 가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다. 불확실성이 커서 어떻게 번질지는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한미 통화스와프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면서도 "한미 간 경제·금융 협력에 대해 굉장히 강한 신뢰가 있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언제든 외환시장 협력 준비가 돼 있다는 설명이다.
추 부총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최근 경제 상황을 비교한 질문에는 "당시에는 외화 단기 조달 수급 문제가 있었으나 지금은 그런 부분이 괜찮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그는 "위기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1997년, 2008년과 여러 지표의 차이가 있고 우리의 학습효과가 있어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추 부총리는 이날 뉴욕에서 취임 후 첫 한국경제설명회를 개최한다. 이후 12∼14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와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에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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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부총리는 "지금 발생하는 불확실성, 변동성이 커지는 부분이 단기 위기로 치닫지 않도록 관리하는 한편, 구조적 접근을 통해 성장 잠재력 하락 추세를 받치고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재정건전성, 노동, 서비스, 교육 등이 함께 가야한다"고 구조개혁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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