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덫에 빠진 중국 통화정책(종합)

최종수정 2022.05.20 13:48 기사입력 2022.05.20 12:34

인민은행 1년 만기 금는 동결, 5년 만기 금리는 인하 '고육책'
중국, 재정정책에 통해 경기 부양 나설 듯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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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중국 통화당국이 경기가 크게 악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 1년 만기 단기 금리를 동결했다. 반면 5년 만기 중장기 대출 금리는 인하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년 만기 LPR가 전달과 같은 3.7%로 집계됐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1월 0.1%포인트 인하 이후 4개월째 동결이다. 대신 5년 만기 LPR는 종전 4.6%에서 4.45%로 0.15%포인트 인하했다. 단기 대출 금리는 동결, 중장기 대출 금리는 인하한 것이다.

봉쇄에 발목 잡힌 제한적 中 통화정책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중국 주요 경제 지표가 크게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인민은행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여기에는 복병이 있었다. 바로 인플레이션(물가)이다. 또 중국 지도부의 '제로(0) 코로나' 정책도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사용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금리를 인하한다고 해도 봉쇄로 돈을 쓸 주체가 자유롭지 못하다. 결국 금리를 인하하면 물가만 자극할 뿐 경기 부양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동결을 예상한 전문가들도 적지 않았다.


인민은행이 고심 끝에 1년 만기 단기 금리는 동결하는 대신 5년 만기 중장기 금리를 인하하는 이중 카드를 꺼낸 것이 이같은 복잡한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5년 만기 대출 금리 인하는 부동산 시장을 염두에 둔 통화정책으로도 읽힌다. '주택은 투기 목적이 아닌 사는 곳'이라는 기조를 유지하면서 일부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은행보험규제 위원회 등 중국 금융당국이 최근 주택 구매자들(실수요자)의 합리적인 주택 수요를 총족시키기 위한 차별화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경제 전문 매체 제일재경은 광저우와 선전, 톈지, 칭다오, 정저우 등 주요 20개 도시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 금리가 떨어졌다고 이날 보도했다.


시그널 보내는 중국 경제 지표

지난달 중국 소매 판매액은 2조9483억 위안이다. 전년 동월 대비 무려 11.1%나 곤두박질쳤다. 목돈이 들어가는 자동차를 제외한 소비재 소매 판매액은 전년 동월 대비 8.4% 줄어든 2조6916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내수가 속된 말로 죽을 쒔다.


산업생산도 지난달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4월 중국의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대비 2.9% 감소했다.


물가도 심상치 않다. 지난달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 대비 8.0%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석탄 부족에 따른 전력난으로 13.5%까지 치솟았던 PPI는 매월 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높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역시 2.1%를 나타냈다. 지난해 11월 2.3%까지 상승했던 CPI는 하향 곡선을 그리다 지난 3월부터 수직 상승하고 있다. PPI가 CPI로 전이된 것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재기 등이 CPI를 상승시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 곡물 및 원자재 가격 상승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여전히 견조하다면서 하반기 중국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 기사를 내놓고 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베이징 일각에선 하반기 중국 GDP가 당초 목표인 '5.5% 이내' 달성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1분기 4.8%를 유지하는 것조차 버거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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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에 방점

중국 일각에선 조심스럽게 중국 정부가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ㆍ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밝힌 주요 경제 지표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지표로 국가 재정적자율을 꼽고 있다. 올해 중국의 재정적자율 목표치는 2.8%다. 지난해 목표치 3.2% 내외에서 0.4%포인트나 낮췄다. 이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3.6%보다 크게 낮다.


중국 내부에서 중국 정부가 제시한 재정적자율 2.8%를 3% 이상으로 상향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재정적자율 목표치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것은 보다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써야 한다는 소리다. 재정정책은 국가의 부채가 늘어난다는 단점이 있지만 금리 인하와 같은 통화정책에 비해 인플레이션 유발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보다 적극적인 재정정책은 고용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 지난달 중국 도시 실업률은 6.1%로 전월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최고치다. 중국 지도부의 올해 실업률 목표치 5.5%를 초과했다.


더 큰 문제는 24세 이하 실업률이 유럽과 미국보다 훨씬 높다는 점이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24세 이하 중국의 실업률은 18.2%에 달한다. 반면 유럽과 미국의 실업률은 각각 13.9%와 8.6%다.


차이신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2021년 10월 이후 중국 청년 실업률이 급등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가능한 통화 및 재정정책을 사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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