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야놀자' 영업정보 무단수집 '여기어때' 전 대표 등 무죄 확정
[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숙박공유앱 업계 선두주자인 '야놀자' 서버에 접속해 제휴 숙박업소 등 영업 정보를 무단으로 빼돌린 '여기어때' 관계자들의 무죄가 확정됐다.
12일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정보통신망법상 정보통신망침해, 컴퓨터등업무방해 및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여기어때 창업자 심명섭 전 위드이노베이션 대표와 당시 회사 영업전략팀장 B씨, 프로그램 개발 직원 C씨 등에 대한 상고심에서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모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이유를 밝혔다.
심 전 대표 등은 업계 1위인 야놀자의 영업 관련 정보를 빼내 영업에 활용할 목적으로 2016년 6월부터 10월까지 약 1600만회에 걸쳐 야놀자의 모바일앱용 API 서버에 침입(정보통신망침해)하고, 같은 해 1월부터 6월까지 264회에 걸쳐 제휴 숙박업소의 업체명과 주소, 방이름, 이용가격, 할인가격, 입·퇴실시간 등 정보를 무단 복제(저작권법상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 침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2015년부터 야놀자의 모바일 앱이나 PC용 홈페이지에 접속해 이들 정보를 확인한 뒤 수기로 취합해 영업에 활용했던 여기어때는 2016년 1월 B 팀장의 지시에 따라 C씨가 제작한 자동 데이터 수집 프로그램(크롤링)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많은 양의 정보를 손쉽게 빼돌릴 수 있었다.
또 이들은 야놀자 서버에 접속한 뒤 원래 이용자의 위치로부터 반경 7~30km 내 범위의 숙박업소만 검색되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에 자신의 회사로부터 반경 1000km 내에 있는 숙박업소 정보를 모두 불러오도록 부정한 명령을 입력해 원래 기능과 다른 기능을 하게 함으로써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시키거나 이용자들의 접속이 중단되게 만들어 숙박 예약 업무를 방해한 혐의(컴퓨터등업무방해)도 받았다.
1심은 이 같은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 심 전 대표에게 징역 1년2개월에 집행유예 2년, 크롤링 프로그램 제작을 지시한 B 팀장과 프로그램을 개발한 C씨에게 각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심 전 대표에게는 160시간, B팀장과 C씨에게는 각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다.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기소된 회사 법인도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다만 재판부는 이들의 행위로 야놀자 서버 접속이 중단돼 이용자들이 사용할 수 없게 했다는 혐의는 서버 접속이 중단된 날들이 주말이나 공휴일로 원래 접속이 많은 날들이었고, 서버의 한계치를 모르는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장애를 일으켰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의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야놀자가 API 서버의 인터넷 주소(URL)를 의도적으로 숨기거나 접속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여기어때가 빼낸 정보들 역시 이용자들에게 이미 공개된 정보들이기 때문에 다소 번거롭더라도 크롤링 프로그램을 이용하지 않고 야놀자 앱을 통해서도 확보할 수 있는 정보라고 판단, 정보통신망침해로 볼 수 없다고 봤다.
또 저작권법상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 침해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베이스의 '전부 또는 상당한 부분'이 복제돼야 하는데, 여기어때가 수집한 정보는 총 50여개 항목 중 업체명, 방이름 등 8개 항목에 불과했고, 대부분 이용자들에게 공개가 된 정보로 앱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 정보인 만큼 저작권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마지막으로 야놀자 서버의 사용목적은 주어진 명령구문에 대응하는 숙박업소 정보를 반환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록 반경 1000km 내로 검색 범위는 확장했지만 본래의 목적에 따른 이용으로 볼 수 있어 컴퓨터등업무방해죄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대법원 역시 이 같은 2심의 판단이 옳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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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야놀자가 여기어때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에서는 지난해 8월 1심에서 여기어때에게 10억원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당시 재판부는 여기어때의 행위가 부정경쟁방지법상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 손해배상을 명하면서 야놀자의 제휴 숙박업소 정보 등을 일체 복제·반포·보관해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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