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오르지만 원유할증가격도 올라…"호실적 장담못해"
대표 수익성지표, 배럴당 20弗
중동 원유 할증료도 치솟아
사우디가 OSP 올리면
다른 산유국도 따를 가능성
정유사 원가 부담 커져
"2분기 호실적 장담 어려워"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중동 원유에 붙는 할증(프리미엄) 가격이 치솟으면서 정유사 2분기 수익성 저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주요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배럴당 20달러로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지만 원가 부담도 덩달아 높아지는 추세다.
4일 아람코에 따르면 이달 중동 원유 아시아 공식 판매가격(OSP)는 3월 대비 2~3배 치솟았다. 구체적으로 아라비안 슈퍼 라이트(ASL)이 배럴당 5.45달러에서 10.85달러로, 아라비안 엑스트라 라이트(AXL)은 3.6달러에서 9.6달러로, 아라비안 라이트(AL)는 2.8달러에서 9.35달러로, 아라비안 미디엄(AM)은 2.75달러에서 9.3달러로, 아라비안 헤비(AH)는 1.4달러에서 7.95달러로 각각 올랐다.
OSP 급등으로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 덕분에 정유사 실적이 좋았던 1분기와는 다른 분위기가 정유 업계에서 감지된다. 이날 증권가에 따르면 이달 첫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20.04달러로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20달러대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은 정유사가 원유를 정제해서 만드는 휘발유와 등·경유 제품 등을 팔아 남긴 차익으로,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로 꼽힌다. 배럴당 4~5달러가 손익분기점이라고 알려져 있다.
문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리스크 때문에 OSP 가격 결정권을 쥔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이 OSP를 쉽게 낮추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OSP는 두바이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브렌트유 등 각 지역 벤치마크 원유 가격에 붙는 값이라 '할인(디스카운트)'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지금은 '할증(프리미엄)' 규모가 커지고 있다.
사우디가 OSP를 올리면 다른 산유국들도 덩달아 자국 원유에 대한 OSP를 올릴 공산이 크다. 정유사의 원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OSP 급등 때문에 정유사의 실질적인 마진(수익)이 낮아질 수 있어 정제마진이 올랐더라도 2분기 호실적을 장담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수익성이 낮아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널을 뛰던 국제 유가가 100달러 초반대(3일 기준 WTI 배럴당 102.41달러에 거래 마감)로 유지되는 점도 정유사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2분기(4월 대비 6월) 유가 상승 폭은 1분기(1월 대비 3월)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정유사들은 재고 관련 이익 '마이너스(-)'를 걱정하고 있다. 원유를 국내로 들여오는 3~6주(중동은 4주) 기간에 유가(원가)가 오르면 재고 관련 이익이 더 붙는 구조다. 계약 시점과 물량 인도 시점 사이에 벌어진 원가 상승(하락)분을 어느 정도 반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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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리스크가 사라지지 않는 한 공급 감소 우려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에도 경제 성장률 하향 조정 등에 따른 수요 감소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정유사로선 석유 제품 수요·공급과 국제 유가가 동반 하락하는 와중에 원가 부담까지 겹치는 것이 최악의 시나리오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 정세가 아직 풀리지 않아 산유국이 OSP를 언제 올릴 지도 모르는 데다 유가 상승 폭이 줄어들면서 1분기 재고관련 이익이 2분기에 소멸될 가능성도 제기된다"며 "이렇게 되면 정유사 실적이 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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