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보고 '파오차이'…연예인들 잇단 中 논란에 비판 봇물
추자현, '파오차이' 표기 논란 사과…"심려 끼쳐 죄송"
함소원·프리지아도 김치→파오차이 논란
전문가 "반중 정서 여전…신중히 행동해야"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최근 중국에 진출한 한국 연예인들이 한국 전통음식인 김치를 '파오차이(泡菜)'로 표기하는 등 잇단 표기 오류를 저질러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이 한국의 김치가 파오차이에서 유래됐다며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기에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특히 대중의 사랑을 받는 연예인의 경우, 영향력과 파급력이 더욱 크기 때문에 보다 엄격한 잣대를 대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전문가는 국민의 반중(反中) 정서가 큰 상황에서 연예인들의 이 같은 행동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최근 배우 추자현 씨는 자신의 콘텐츠에서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표기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추 씨는 지난 22일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를 통해 "평소 한국과 중국 활동을 병행하며 이러한 부분에 대해 누구보다 관심을 두고 주의를 해 왔다"며 "그런데도 이번 일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추 씨는 지난 17일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샤오홍슈'에 라면과 함께 김치를 먹는 짧은 영상을 게재했다. 당시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해 논란이 됐고, 부적절한 표기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문제의 영상은 현재 삭제됐다.
이를 두고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안 그래도 중국 쪽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연예인, 인플루언서 등이 많은데 국위선양도 하고 외화도 벌어오는 건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이런 실수는 더이상 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중국의 김치 공정, 한복 공정 등 어이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특히 대외적인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국가적인 기본적 정서는 헤아릴 줄 알아야만 한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연예인 등 유명 인사가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잘못 표기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방송인 함소원 씨도 지난해 SNS 라이브 방송에서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말했으며, 유튜버 프리지아(본명 송지아)도 중국 유튜브 영상에서 김치찜을 소개하며 '파오차이'라고 자막을 달아 논란이 됐다.
다만 김치와 파오차이는 재료와 제조법, 발효 방식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김치는 배추에 각종 채소를 곁들어 고추와 액젓을 넣어 제조한 뒤 저온으로 천천히 발효시킨다. 반면 파오차이는 소금물에 담갔다 뺀 배추나 무에 여러 가지 액체를 부어 2~3일가량 절인 뒤 먹는다. 결국 발효식품인 김치와 단순 절임 식품인 파오차이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음식으로 볼 수 있다.
시민들은 유명인의 이 같은 행태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국이 최근 김치와 한복 등을 자국 문화라고 주장하는 '문화공정'을 펼치면서 한국 내 반중 정서가 높아진 것과 연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누리꾼은 "요즘같이 반중 정서가 깊은 시기에 김치를 파오차이로 표기한 것은 큰 실수"라며 "한국 연예인이 중국 가서 성공한 것은 대단한 일이지만, 그만큼 양국에 영향력이 크다는 것 아니겠나. 조금 더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중국 매체들 또한 나서 '김치가 중국에서 유래됐다는 억지 주장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2020년 11월 중국 쓰촨성에서 유래한 절임 채소 '파오차이'가 국제표준화기구(ISO)로부터 국제표준 인가를 받았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한국은 이제 김치 종주국이란 타이틀이 유명무실해졌다"는 기사를 게재해 논란이 일었다.
또 최근 이 매체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한국을 비하하기도 했다. 뤼차오 랴오닝 사회과학원 북한한국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은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김치의 기원을 농담처럼 가볍게 받아들이는 중국과 달리 한국은 훨씬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이는 한국인의 민감한 민족적 자존심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중국인의 눈에는 김치가 한낱 반찬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한국인 눈에는 세계적으로 중요한 발명품"이라고 비꼬았다.
전문가는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을 하는 연예인의 경우, 더욱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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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중국의 문화공정 관련 이슈는 지금까지도 화제다. 특히 작년에는 중국의 유명 유튜버가 김장 영상을 올리며 '중국 음식'이라고 한 적이 있고, 함소원씨도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했다"며 "이런 일련의 과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치를 또 '파오차이'로 표기한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 씨의 경우,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활동을 하고 있다. 더욱 조심스럽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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