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론 인정하는 윤호중, 거취 문제는 입장 유보
윤호중 "혁신 이미지 한계라는 지적, 일면 타당…의견 듣겠다"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공식 출범 나흘째를 맞았지만 ‘윤호중 비대위 체제’에 대한 리더십 문제로 당내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윤 비대위원장은 대선 패배의 책임이 있는 본인이 쇄신 역할을 맡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인정하면서도 우선 당내 의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며 거취 문제에 있어선 입장을 유보했다.
17일 윤 비대위원장은 오전 KBS라디오에 나와 본인을 둘러싼 당내 사퇴 요구에 대해 "제 자신이 대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 혁신의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주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일면 타당하다고 본다"며 당내 비토 분위기를 일부 수용했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과 관련한 각종 협상과 인사청문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당 지도부가 결정한 것"이라면서 현실적으로 지금의 비대위 체제로 운영될 수밖에 없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제 당을 혁신하고 쇄신하는 임무에 더해 지방선거도 목전에 왔다"며 "굉장히 힘든 일이 3개(쇄신·지방선거·새정부 출범 협상)나 동시에 이뤄져야하는 때이기 때문에 비대위를 혁신형으로 만들었다"고 피력했다.
전일 당내 최대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와 앞서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 등에서 퇴진론이 나오고 있지만 그는 "일치된 의견은 아니다"라면서 이날 초·재선 간담회에 참석해 의견을 충분히 들어보겠다고 했다. 윤 위원장은 지난주 의원총회 이후 이번 주 들어 4선 이상 중진, 3선 의원들과의 간담회를 마쳤고 이날 오전과 오후에는 각각 재선, 초선 의원들과의 간담회가 예정돼있다. 윤 위원장은 "아직 의견을 다 듣지 않아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다 들어보고 참고해서 방향을 잡고 쇄신의 길에 빠르게 들어갈 수 있도록 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는 25일 원내대표를 선출하기까지는 현 비대위 체제를 놓고 당분간 파열음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입후보 없이 교황선출식의 콘클라베 방식으로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하는데, 이날 뽑힌 새 원내대표가 다시 새로운 비대위원장 선출을 추진하게 될 수 있어 그 전까지는 잡음 속에서도 일단 현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당헌·당규상 비대위원장 임기가 2개월이지만, 윤 위원장이 8월 전당대회 전까지 맡기로 한 것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일단 원내대표 선출 때까지 가 봐야 알 것 같다"며 "대선 패배 후 당에서 윤호중 비대위 체제로 정한만큼 지금은 우선 정해진대로 가야지 사퇴는 무슨 사퇴"냐고 일축했다. 당 비대위원인 조응천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윤 위원장도) 고사했는데 ‘당신밖에 없지 않느냐’해서 맡았다고 한다. 거의 독배를 마신 것"이라면서 "현실적으로 (사퇴하면) 그럼 비대위원장을 누구를 시키냐라는 문제가 있다"며 윤 위원장을 감쌌다. 일각에서 이재명 상임고문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자는 의견이 나오는 것에 대해선 "온당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조 의원은 "격전을 치르고 와 갑옷을 막 벗으려는데 다시 갑옷 입고 전장으로 가라는 것"이라며 "1600만표를 얻은 우리 당 제1의 자산이다. 당을 위해서, 이재명을 위해서 보호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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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당 안팎에선 윤 위원장 사퇴 의견이 우세하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여의도 밖 시도의원들 사이에선 윤 위원장 퇴진 요구가 엄청 많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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