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샌드박스 규제완화 '착착'…공유주방 등 24개 과제 개선 끝"
과제 137건 중 24건 개선…공유주방,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등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공유주방 서비스는 시범사업으로만 가능했지만, 규제 완화로 모든 기업에 기회의 문이 열리게 됐다. 지난달 개정 식품위생법이 시행되면서 공유주방은 서울 강남, 광명, 부산 등 전국으로 퍼져 200여 명 이상의 청년 창업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일부 기업에게만 허용됐었다. 재작년 말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으로 폐배터리의 지방자치단체 반납의무가 폐지되면서 기회가 확대됐다. 기업들은 이를 캠핑용 파워팩이나 전기차 충전용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샌드박스 지원센터의 규제특례 승인제도가 법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26일 '샌드박스 법제도 개선현황 분석'을 통해 성과를 돌아보고 후속 법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상의는 "샌드박스로 많은 혁신이 가능해졌지만 제도의 혜택이 산업 전반으로 퍼지려면 법제도 개선이 필수"라며 "샌드박스의 완성은 바로 법령 정비"라고 강조했다.
샌드박스는 혁신 사업자에게 2+2년간 실증 테스트 기간을 제공한다. 기존 제도로 불가능한 사업을 가능케 해 '혁신 우회로'로 불린다. 한국의 법 체계는 정해진 것만 허용하는 '포지티브' 시스템 위주로 돼 있는데, 샌드박스가 '규제 루프홀'(규제 사각)을 메워 기업에 혁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상의는 설명했다. 특히 2020년 5월부터 국내 첫 샌드박스 민간 기구인 '상의 샌드박스 지원센터'가 출범하면서 137건의 혁신제품과 서비스가 특례를 받았다.
상의 "샌드박스 과제 137건 중 24건 개선 끝"
상의는 공유주방, 전기차 폐배터리 등 24개 과제가 국회 법령 개정안 통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이들 과제는 상의 샌드박스 지원센터를 통해 승인된 바 있다. 공유주방 개정안이 가장 먼저 국회 문턱을 넘었다. 기존엔 한 주방에서 한 사업자만 영업할 수 있었지만 샌드박스를 통해 안전성이 입증되고 사회·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나면서 소관 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법제도 개선으로 이어졌다. 지난 2020년 12월 공유주방의 개념을 신설하는 내용의 식품위생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후 시설기준, 위생기준 등 관련 하위법령도 개정돼 지난해 12월30일부로 공유주방 제도가 본격 시행됐다.
규제 완화 효과는 확실했다. 공유주방 입주 경험이 있는 업체 수는 지난해 말 기준 약 214곳으로, 2년 전보다 50배 이상 늘었다. 업계에 따르면 5년 안에 600곳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공유주방을 통해 절감된 초기 투자비용은 약 193억원이다. 공유주방 서비스로 특례승인을 받은 이승환 키친엑스 대표는 "실증만료 후 사업이 중단될까 걱정했는데 선제적 법제도 개선 덕분에 한시름 놨다"며 "이번 공유주방 법제화가 샌드박스 후속 법제도 개선의 모범사례로 기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기차 폐배터리도 마찬가지다. 그간 폐배터리를 지자체에 반납토록 해 민간 사업자들은 샌드박스를 통해서만 재활용 사업을 할 수 있었는데, 2020년 12월 대기환경법 개정으로 반납의무가 사라졌다. 폐배터리는 캠핑용 파워뱅크, 태양광 가로등 등으로 재탄생했다. 규제 개선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성과다. 상의의 센터를 통해 특례승인을 받은 남준희 굿바이카 대표는 "이번 제도 개선으로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 발전에 발판이 마련됐다"며 "폐배터리 안전기준 등 관련 법 제도도 빠르게 개선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문가 "안전성 검증 과제 조속히 법제도 개선"
상의는 센터를 통해 승인 받은 과제 중 개선이 필요한 과제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관부처가 기존 규정을 유연하게 적용해 기업의 혁신 사업을 허용해주는 '적극해석'이 적용되지 않는 승인 과제들은 국회 등에서 후속 법제도를 바꿔야만 샌드박스 없이도 사업을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조속한 법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송우경 산업연구원 지역정책실장은 "안전성이 검증된 과제는 승인기업의 사업중단 우려 해소는 물론 혁신의 확산을 위해서라도 정부·국회에서 법제도 개선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원소연 한국행정연구원 박사도 "샌드박스 제도가 지속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법제도 개선을 총괄·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상의는 오는 3월 출범할 예정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등에 조속한 법제도 정비를 지속적으로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승인 기업 수가 많거나 사회·경제적 파급효과가 커 정비가 시급한 과제들을 추려 우선적으로 정비를 요청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볼보, 벤츠 등 국내외 유수의 완성차 기업이 승인받은 차량무선 업데이트(OTA) 서비스, 사회 초년생 헤어 디자이너들의 창업 지원 가능한 공유미용실 등이 대표 과제로 검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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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샌드박스 승인과제 사후관리 지원 데이터를 활용해 법제도 개선 속도를 높이도록 설득할 계획이다. 강민재 상의 샌드박스관리팀장은 "조속한 법제도 개선을 위해 관련 부처는 물론 국회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차기 정부에서도 법제도 개선 추진동력이 지속될 수 있도록 대선 이후 인수위 건의 등 방법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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