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잉어·뱀장어 잇단 집단 폐사
바닥 오염 따른 황화수소 중독 추정

강원 인제군 소양호 상류에 붕어 집단 폐사 현상이 나타나 어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 인제군 소양호 상류에 붕어 집단 폐사 현상이 나타나 어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지난 4월 초부터 강원 인제군 소양호 상류에 붕어 집단 폐사 현상이 나타나 내수면어업에 종사하는 인제 지역 어민들이 한 달 넘게 붕어 조업에 나서지 못하는 피해를 보고 있다.


17일 인제군 등에 따르면 소양호 상류인 부평리·관대리·신월리 일대에서는 지난 4월 초부터 붕어, 잉어, 뱀장어 등이 집단 폐사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붕어잡이는 보통 3월 말부터 아카시아꽃이 피는 시기까지 대표적인 성어기다. 하지만 올해는 산란기를 맞아 상류로 올라온 붕어들이 산란조차 하지 못한 채 죽어가면서 어민들은 사실상 조업을 중단한 상태다.


어민들이 입은 피해는 막대한 수준이다. 어민 1명이 통그물 형태의 각망을 이용해 일주일 동안 잡는 붕어는 약 900kg 정도다. 붕어 거래 가격이 1kg당 5000원에 거래되는 점을 고려하면 6주 동안 한 명당 약 3000만원의 소득이 사라진 셈이다.

소양호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어민이 총 49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피해 규모는 10억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붕어뿐만이 아니다. 다른 어종까지 영향을 받으며 어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폐사한 붕어와 잉어, 뱀장어 성체는 2t이 넘는다. 마릿수로 따지면 수만 마리에 이른다.


남면어업계가 의뢰한 강원대 환경연구소 부설 어류연구센터는 물고기 폐사 원인으로 '황화수소(H2S) 중독 등 복합적 환경 스트레스'를 지목했다.


물 시료에서 황화수소가 1L당 최고 519㎍이 검출됐는데, 어류가 96시간 동안 노출됐을 때 절반이 죽는 농도가 5㎍/L인 점을 고려하면 무려 104배나 초과하는 수준이다.


연구진은 호수 바닥에 쌓인 다량의 유기물이 분해되면서 황화수소가 저층수에 고농도로 생성됐고, 봄철 수온 상승과 함께 생성된 황화수소가 붕어와 잉어의 호흡기를 손상·마비시킨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더해 연구진은 높은 인산염 인 농도로 인해 수역이 과영양 상태에 놓였고, 이로 인한 조류 과다 번식과 산소 부족 현상이 어류 서식 환경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진단했다.


앞서 인제군에서는 강원도보건환경연구원에 붕어 집단 폐사를 알리고 수질검사에 나섰지만, 그 이유를 찾지 못했다. 황화수소는 행정기관의 수질검사 항목에는 포함되지 않은 성분이다. 즉 소양호가 일반적인 수질 지표 기준으로는 이상이 없으나 어류가 생존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환경이라는 것이다.

AD

소식을 접한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국무회의에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원인 검토를 주문했다. 김 장관은 15일 소양호 상류 현장을 찾아 어민, 관계기관과 정밀조사와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와 관련해 김 장관은 "2주 내로 정밀하게 원인을 다시 한번 분석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르면 6월 초 대책을 마련해 시행할 전망이다.


최영 인턴기자 zero0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