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후보를 지지하던 국민의힘 2030 당원들이 경선 결과에 실망해 집단 탈당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의 지지철회는 특히 2030에게 인기가 없는 윤석열 후보에게 불리한 현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주말 사이 진행된 본지 여론조사는 일단 그런 방향을 가리키지 않았다.
20대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41.7%로 지난번 조사 때 39.4%보다 오히려 상승했다. 다만 30대 지지율이 37.4%에서 30.9%로 낮아지고 ‘지지정당 없음’이 증가한 것은 홍 후보 탈락의 영향이라 볼 여지가 있다. 그럼에도 전체 당 지지율 판세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물론 2030의 이탈이 일종의 ‘바람’으로 거세질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홍 후보를 지지하던 2030이 윤 후보가 아닌 기타 인물로 이동할 것이란 관측은, 그런 변화를 원하는 이들의 ‘바람’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2030의 홍 후보 지지 열풍은 그가 ‘홍준표’이기 때문이라는 이유에 더해 그 세대에 통용되는 ‘반(反) 정권 심리’의 발로라 여기는 게 합리적이다. 2030의 대통령 지지율은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다. 이유는 조국사태로 촉발된 불공정·내로남불 논란 그리고 대장동 이슈를 포함한 부동산 정책 실패일 것이다. 대장동 의혹의 책임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있다는 의견은 60대 이상에서 가장 높은데 69.7%이고, 그다음이 20대로 68.8%다. 30대는 49.8%로 다소 낮은 편이지만 여전히 ‘국민의힘 책임이 크다’는 의견보다는 많다. 2030 표심이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를 것이란 분석이 유효하다면,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윤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볼만한 근거가 될 수 있다. 실제 홍 후보가 빠진 대선 국면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은 크게 상승해 이 후보를 8% 포인트 이상 따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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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진보 성향을 보이던 청년층의 변심은 여러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2030이 보수화 됐다는 진단은 피상적이다. 그들은 진보, 중도 혹은 보수 등 자신의 신념을 성장과정에서 확립한 뒤, 그 정체성을 기반으로 후보를 정하는 기존 문법에서 벗어난 세대다. 그보다는 계층 이익에 민감한 시민권 행사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 정권이 자신의 삶에 불리한 정책을 펴왔고, 그들의 내로남불로 인해 손해를 봤다는 인식을 말한다. 유권자 특히 저소득층이 어떤 이유에서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정치 세력에 투표하는가는 오래된 질문인데, 2030은 행동을 통해 그 난해한 질문을 무의미하게 만들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2030 세대는 우리가 목격한 가장 현실적이며 현명한 유권자 그룹인지도 모른다.
다만 지금의 보수당이 2030의 삶을 풍요롭게 해 줄 해법을 제시하고 있는가에는 별도의 질문과 답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당의 후보가 된 윤석열이 그런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가에도 의문부호가 있다. 홍준표를 향하던 2030 표심이 윤석열에게 이동한 것은 확인된 반사이익이지만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 국민의 27.6%만이 현재 지지후보를 바꿀 의향이 있다고 했지만 20대는 52.7%, 30대는 40.3%가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 대통령과 그 주변의 내로남불 일당을 ‘법적으로’ 가장 잘 단죄할 것 같은 후보를 뽑는 것으로 2030의 삶이 나아질 리 없다. 윤석열에게는 없고 홍준표에는 있는 그것을 윤석열은 채워 넣을 수 있을까. 2030은 답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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