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이상 백신 접종자에 혜택
모임 인원 제한 제외, 야외 '노마스크' 등
인센티브 통해 접종 속도 끌어 올릴 방침
일각선 변이·보호효과 감소 등 우려 나와
전문가 "인센티브 의미 있지만…마스크 해제 우려"

마스크를 착용한 지난해 3월 출근길 시민들 모습 / 사진=연합뉴스

마스크를 착용한 지난해 3월 출근길 시민들 모습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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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시민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 제약 일부를 면제해주는 이른바 '백신 인센티브'를 부여할 방침인 가운데, 이에 대한 찬반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극복하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방침이라는 옹호가 나오는 반면, 자칫 방역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전문가는 방역 노력을 저해하지 않는 신중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내달부터 1차 이상 접종자에 총 3단계 '백신 인센티브'

김부겸 국무총리는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정부는 더 많은 국민들께서 백신 접종의 효과를 체감하시도록 '예방접종 완료자 일상회복 지원 방안'을 확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부에 따르면 백신 1회 이상 접종자에게 주어지는 '백신 인센티브'는 총 3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직계가족모임 인원 제한(8인) 조처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내달부터 시행된다. 2단계가 시행되는 오는 7월부터는 공원·등산로 등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고, 식당·카페·결혼식장 등 실내·외 다중이용시설과 종교기관 출입 인원 제한에서도 제외된다.

마지막 3단계는 국민 70% 이상이 1차 접종을 마칠 것으로 예상되는 9월 말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9월 말 이후 방역 기준을 전면 재조정할 것"이라며 "집단면역이 달성되는 시점에서는 실내에서의 마스크 착용 완화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혜택 통해 예방 접종 속도 높여


정부가 백신 인센티브 부여 방침을 결정한 이유는 백신 접종 예약률을 높여 예방 접종에 박차를 가하기 위함이다.


지난 25일 오전 서울 도봉구 시립창동청소년센터에 마련된 백신접종센터에서 관계자가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25일 오전 서울 도봉구 시립창동청소년센터에 마련된 백신접종센터에서 관계자가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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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에 따르면 현재 코로나19 고위험군인 60~69세 이하 고령층의 백신 접종 예약률은 약 55~65% 사이에 그친다. 예방접종에 주로 사용되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희귀 혈전 논란 등으로 인해 일각에서 불안감이 일기도 했다. 백신에 대한 불안을 극복하고 접종 예약률을 끌어 올리기 위해 접종에 대한 '혜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코로나19 백신은 1차 접종 만으로도 높은 보호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60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 1회 접종 만으로 90% 감염예방 효과, 100% 사망률 예방효과를 나타낸다"라고 밝혔다.


이같은 보호 효과는 다른 나라 연구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현재 인구 5000만 이상 선진국 중 가장 빠른 접종 속도를 보이고 있는 영국의 경우, 지난 1월 스코틀랜드 지역 백신 접종자 약 114만명을 대상으로 비교 분석한 결과 1차 접종 후 4주가 지난 시점에서 감염으로 인한 병원 입원률이 89% 감소하는 효과가 확인됐다.


현재 영국은 화이자-바이오앤테크가 개발한 백신과 자국에서 개발한 AZ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화이자는 1차 접종 후 85%, AZ는 94%의 보호 효과를 보였다.


1차 접종 만으로는 보호효과 충분치 않다는 우려 나와


반면 1차 접종자에게 '노마스크' 등 거리두기 제약을 완화하는 조처는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현재 접종되고 있는 백신들은 원칙적으로 2회 접종을 받아야 완전한 보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백신은 1차 접종으로 바이러스로부터 신체를 보호할 수 있는 항체를 생성하고, 2차 접종을 통해 더욱 강한 면역을 얻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때문에 2차 접종을 받지 않으면 일정 기간이 지난 뒤 항체가 사라지면서 보호 효과가 줄어들 위험이 있다. 앞서 스코틀랜드 백신 효과 조사에서도 화이자 백신은 1차 접종을 받은 뒤 42일이 지나자 보호 효과가 64%까지 떨어졌다.


인도 수도 뉴델리에 마련된 임시 화장장에서 코로나19 사망자 시신이 화장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인도 수도 뉴델리에 마련된 임시 화장장에서 코로나19 사망자 시신이 화장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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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브라질 등 다른 나라에서 유입된 코로나19 변이 문제도 있다. 이같은 변이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확산세가 빠를 가능성이 있는데다, 백신의 보호 효과를 저해할 위험이 있다.


변이 바이러스는 현재 꾸준히 검출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은 지난해 말부터 전장 유전체 분석 기법을 활용, 확진자들에게서 검출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 여부를 분석하고 있다.


특히 방대본이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분석한 신규 확진자 가운데 18.1%인 777명(국내 발생 723명, 해외 유입 54명)을 대상으로 변이 바이러스 여부를 분석한 결과, 35.6%(277명)에게서 변이가 확인됐다. 전장 유전체 분석을 실시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접종 속도 높여야" vs "새 집단감염 불러올 수도"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민들 사이에서는 '백신 인센티브'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다.


회사원 A(33) 씨는 "코로나 사태를 끝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결국 백신 접종 아닌가.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접종률을 끌어 올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며 "백신을 맞는 사람에게 뚜렷한 혜택을 주면 더 빨리 위기를 종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직장인 B(29) 씨는 "다들 마스크 쓰고 강제로 거리두기를 하느라 일상을 회복하지 못해서 지친 상태"라며 "백신 인센티브가 있으면 내가 백신을 맞아서 보호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뚜렷하게 체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오전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24일 오전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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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2차 접종을 다 마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방역 조처를 완화하면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대학원생 C(31) 씨는 "백신은 두 번 맞아야 완전히 보호 받는다고 들었는데, 1차 접종자까지 마스크를 벗게 하면 어떡하나"라며 "사람들이 더 무책임하게 행동할 테고, 새로운 집단감염을 불러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인센티브가 적용된 백신 접종자를 일일이 구분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수도권 한 음식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30대 D 씨는 "누가 백신을 접종했고 누가 일반인인지 어떻게 구분하나"라며 "지금도 실내 시설에서 손님들에게 QR 코드를 찍게 하는 일이 엄청나게 고역인데, 백신 접종자에게도 비슷한 인증 절차가 생기면 훨씬 복잡해진다. 실효성이 없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는 백신 인센티브가 접종 속도를 높일 수 있다면서도, 접종자에 대한 혜택이 방역 노력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백신 접종율, 수용성 제고를 위해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고 인센티브 제공은 의미있는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는 말이 있듯이, 1차 접종자에게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해제 등이 거론되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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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현재의 백신 인센티브는 방역, 사회적 거리두기 등에 치중되어 있다"며 "방역에 영향을 주지 않는 재난 지원금, 지역화폐 제공 등 '경제적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제언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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