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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외교안보 블링컨-설리번…北비핵화 '이란식 해법' 주목

최종수정 2020.11.24 12:49 기사입력 2020.11.24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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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주의 입각한 이란식 핵 합의 관여
"한국 정부 역할 더 중요해질 것" 전망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을 새 행정부의 초대 국무장관으로 지명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이 22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2015년 2월 블링컨 부장관이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를 나서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을 새 행정부의 초대 국무장관으로 지명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이 22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2015년 2월 블링컨 부장관이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를 나서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 초대 외교안보 라인이 이른바 '이란식 해법'으로 북·미 대화 재개에 나설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이 반감을 가진 '제2의 리비아 모델' 대신 '보상-비핵화 병행 모델' 해법이 유력한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은 외교안보의 오른팔인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을 초대 국무부 장관에 지명한 데 이어 제이크 설리번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기용하면서 이같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두 지명자 모두 다자주의에 기반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깊숙히 관여한 전문가들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실무 중심의 단계적 해법을 선호하는 외교안보 라인이 들어서면서, 이란 처럼 미국과 비핵화 협상에서 제재 완화를 협상 타결의 선행 조건으로 내세운 북한의 태도가 앞으로 한반도 비핵화의 향방을 결정할 전망이다.


이란 핵합의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인 2015년 7월 이란의 핵무기 개발 억제와 국제 사찰을 대가로 경제제재를 완화하는 내용으로 이란과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7개국과 유럽연합(EU)이 서명했다. 다양한 국가가 참여함으로써 합의 이행의 구속력을 담보했는데, 북·미 상호 불신을 극복하는 데에도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된다.


그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기 북·미 협상은 양측의 엇갈린 비핵화 프로세스로 인해 접점을 찾지 못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접근법에 따라 '선 비핵화, 후 보상'을 주장해왔고 북한은 그 반대를 주장하며 맞섰던 탓이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 초기 외교안보 정책은 '단계적 비핵화'와 '국제공조' 해법을 전면에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블링컨 지명자는 지난 9월 미 CBS방송 대담 프로그램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과거 이란 핵합의 도출을 거론한 뒤 "나는 북한과도 똑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제1차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018년 6월 11일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북한과 핵협상에서 최선의 모델은 이란"이라고 주장했었다. 설리번 지명자 역시 힐러리 클린턴 대선 캠프의 외교 총책으로 활동하던 시점인 2016년 5월 뉴욕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설에서 "북한에 대해 이란에 했던 것과 비슷한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란식 해법'으로 되돌리기 위한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이란 핵합의에 서명한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 3개국이 미국 차기 정부와 이란 핵협정을 되돌리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 가디언은 독일 하이코 마스, 프랑스 장이브 르드리앙, 영국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 등이 독일 베를린에서 회담을 열고 이란이 핵합의를 지키는 대가로 미국이 제재를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한국 정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 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민주당의 가치중심 외교에 기반해 동맹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외관계를 끌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정대진 아주대 교수는 "블링컨은 미국의 국익에 반하는 비핵화에 나서지 않는 민주당의 동맹 중심의 외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면서 "북·미 대화의 경우 싱가포르 정상회담 등이 잘 못됐다고 생각하는 만큼 앞으로 한국 정부의 입장을 묻고 이에 따라 실무적으로 접근 할 가능성이 있고 이에 따라 한국 정부의 입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 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중 갈등 속에서 중국에 대한 압박은 양자보다는 다자주의를 택하면서 한국의 더 많은 기여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나왔다. 황재호 한국외대 교수는 "미국 민주당은 가치 중심 동맹 외교를 내세워 완전히 판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다자주의를 토대로 중국을 지속적으로 압박하면서 트럼프 행정부보다 되레 한국에 더 많은 기여를 요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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