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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사적 처벌' 논란 디지털 교도소 운영자 검거…사이트는 여전히 운영

최종수정 2020.09.24 10:43 기사입력 2020.09.2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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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교도소 운영자 검거…2기 운영자 등장
방심위 "사이트 차단은 '과잉 규제'"

성범죄자로 추정하는 사람들의 신상정보를 무단으로 공개하는 웹사이트 '디지털 교도소'./사진=디지털 교도소 홈페이지 화면 캡쳐

성범죄자로 추정하는 사람들의 신상정보를 무단으로 공개하는 웹사이트 '디지털 교도소'./사진=디지털 교도소 홈페이지 화면 캡쳐



[아시아경제 한승곤·강주희 기자] 성범죄자로 추정하는 사람들의 신상정보를 무단으로 공개하는 웹사이트 '디지털교도소'의 운영자가 23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검거됐다. 디지털교도소는 범죄자에 대한 사법부의 '솜방망이 처벌'을 민간에서 대신 응징하겠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최근 디지털교도소에 신상이 공개된 대학생이 숨지고, 허위 사실 게시로 무고한 사람이 피해를 보는 등 악용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사이트 운영과 폐쇄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디지털 교도소는 지난 3월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던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이 본격적으로 알려지면서 등장했다. 운영자는 "대한민국의 악성 범죄자에 대한 관대한 처벌에 한계를 느끼고, 이들의 신상정보를 직접 공개하여 사회적인 심판을 받게 하려 한다"며 사이트 설립 이유를 밝혔다.


디지털 교도소는 n번방 사건에 가담한 가해자들의 신상공개나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분노하던 누리꾼들에게 큰 지지를 받았다. 이후 또 다른 사건의 성범죄자들이나 사회적으로 공분을 일으킨 사건의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하면서 하면서 규모를 키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후 무고한 사람의 신상정보가 올라오거나 충분한 사실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는 등 악용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했다. 범죄와는 무관하게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다는 이유만으로 개인의 신상정보가 무분별하게 공개됐다.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W2V)' 운영자 손정우의 해외 송환을 불허한 판사의 신상정보가 공개된 것이 이에 해당한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지난 8월에는 밀양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범죄와 전혀 관련 없는 동명이인을 범죄자로 지목해 논란이 되자 삭제하고 사과를 하는 일도 발생했다. '성착취물을 구매하려 했다'는 혐의로 신상이 공개된 한 의과대학 교수는 경찰 조사결과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경우도 있었다. 지난 7월에는 신상이 공개된 한 대학생이 결백을 호소하다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충분한 검증 없이 타인의 정보가 무분별하게 폭로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사적 제재 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명백한 범죄 가해자라 할지라도 타인의 신상 정보를 민간인이 공개하는 것이 합당한가에 대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반면, 일각에서는 디지털 교도소가 등장하고 대중의 지지를 받게 된 배경에는 범죄자에 미약한 처벌을 내려온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범죄자 처벌에 있어서 그간 사법부가 충분히 단죄하지 못했으며, 현재의 사법 시스템에서는 앞으로도 정의로운 처벌이 이루어지기는 어렵다는 국민들의 우려가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지난달 한 라디오에 출연해 "국제적인 규범으로 봤을 때도 (우리나라는)성폭력, 특히 아동과 연관된 문제들은 워낙 처벌 수위가 낮다. 국가 형벌권으로는 부족하니까 개인이 나서서 사회를 위한 복수라도 공익적 목적에서 하겠다. 이게 사람들의 공감대를 얻고 있는 것"이라며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것은 불법이다. 유죄 판결도 받지 않은 사람의 개인정보를 다 공개함으로써 인권 침해가 발생하는 일은 절대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디지털 교도소는 지난 8일 접속이 차단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흘 뒤인 11일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자신을 2기 운영자라고 밝힌 인물이 올린 입장문이 게시됐다.


그는 입장문을 통해서 "앞으로 법원 판결, 언론 보도자료 등 누가 보기에도 확실한 증거들이 존재하는 경우에만 신상 공개를 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디지털 교도소는 24일 오전 10시 현재에도 운영되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디지털 교도소 사이트 운영과 관련해 접속 차단 조치를 내리지 않기로 결정했다. 디지털교도소가 사적 보복을 위한 도구로 남용돼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사이트 전체를 차단하는 것은 '과잉 규제'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경찰은 23일 디지털 교도소 운영자인 30대 남성 A씨를 베트남 호찌민에서 검거했다. 경찰은 A씨를 국내로 송환하는 대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A씨를 상대로 공범이 있는지 여부도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강주희 인턴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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