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총수일가 '통행세' 지원·허위자료 제출 정조준
미비한 자료 제출, '고의 아닌 실수'라 증명 못하면 검찰행
총수일가 그룹 지배구조 정점 계열사로의 부당지원 규율수위 ↑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공정위의 칼끝이 무뎌진 것 같다'는 비판에 대해 적극 반박하는 모습. 조 위원장은 지난 5월27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미고발, 지난달 24일 한화그룹 무혐의 처분 등은 오히려 공정위의 심판기능과 조사기능이 독립·중립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사진제공=공정거래위원회)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앞으로 기업이 알고도 정부에 허위 자료를 낸 것으로 간주되면 검찰 고발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대기업은 물론 중소·중견기업도 '통행세' 등을 통해 총수의 지배력을 높이는 행동을 하다 적발되면 정부의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지난 한주간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집단 관련 신고 및 자료 제출의무 위반행위에 대한 고발지침'(7일)과 '부당한 지원행위의 심사지침'(10일)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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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 허위자료 제출 판단시 검찰고발…"불확실성 해소"VS"자의적 해석"
성경제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정책과장이 지난 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업집단 관련 신고 및 자료제출의무 위반행위에 대한 고발지침' 제정·시행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는 모습.(이미지 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정부는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해 불확실성을 줄이고 고발 명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한다. 기업들은 공정위의 자의적인 판단이 개입될 소지가 많아 고발 리스크에 시달릴 것이라고 우려한다.
먼저 공정위는 자료 위반행위 고발지침을 통해 기업의 신고 및 자료 제출 의무위반 혐의를 '인식 가능성'과 '위반의 중대성'에 따라 '현저·상당·경미한 경우' 세 가지로 구분한 뒤 검찰 고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인식 가능성과 중대성 모두 현저히 높은(상) 경우 ▲인식 가능성이 상당히 높고(중) 중대성이 현저한(상) 경우 ▲인식 가능성과 중대성 모두 상당히 높은(중) 경우엔 검찰에 고발한다.
공정위 입장에선 기업이 위법 사실을 알고도 숨겼을 경우 검찰에 고발할 명분을 세운 것이다. 지정자료 제출 위반, 지주회사 설립·전환 신고·사업내용 보고 위반, 기업집단 주식소유현황 등 신고 위반을 알고도 숨겼다가 적발되면 형사 처벌감으로 간주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기업들은 지침 발표 이후 공정위의 검찰 고발 명분은 선명해질지 몰라도, 검찰 조사와 법정까지 가야 기업의 자료 제출 의무 고의성의 진위가 판가름 나는 구조는 유지될 것으로 본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대기업 집단에 지정됐다가 계열사 20곳에 대한 신고를 누락했다는 혐의로 2018년 검찰에 고발된 뒤 무혐의 처분받은 사례가 재현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총수 지배력 부당하게 높이면 중소·중견기업에도 제재 강화
부당지원 행위 심사지침에선 '통행세'를 부당지원 행위로 간주하는 범위를 넓힌 것이 눈에 띈다.
앞으로 통행세를 판단할 때 다른 회사와 직거래할 때 더 낮은 가격으로 거래할 수 있는지, 지원 주체에 불리한 방식인지, 정상적인 경영 판단의 결과로 보기 어려운지, 이례적인 거래 형태인지, 지원객체의 역할이 미미한지 여부를 고려한다.
또 계열사 간 내부거래로 경쟁사가 대형 거래처와 계약할 기회를 봉쇄당하는 경우 등을 부당지원 사례로 추가했다.
재계와 산업계에선 총수의 사익 편취 여부를 따지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로는 대기업 집단만 규제할 수 있으니 부당지원 행위 규제를 통해 정부가 중소·중견기업의 거래에까지 개입하기 시작했다는 불만이 나온다.
이와는 별개로 공정위는 앞으로도 대·중소·중견기업 그룹의 부당지원 행위 강화 규정을 내놓을 것이란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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