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권 채권 비중 30%인데 참여율 절반
금융위, 19일 대부업계 소집해 참여 설득
5% 매입가 갈등…인센티브 확대·허가제 추진

이재명 대통령이 민간 배드뱅크 '상록수'의 장기 연체채권 추심 문제를 두고 "약탈금융"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대부업계를 소집해 연체채권 정리 방안을 논의한다. 채권 매입 가격을 둘러싼 이견으로 대부업권의 새도약기금 참여가 지지부진한 상황인 만큼, 이번 논의가 교착 상태에 빠진 장기 연체채권 처리 문제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10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새도약기금 출범식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오른쪽에서 네번째) 등 참석자들이 현판식을 갖고 있다. 2025.10.01 윤동주 기자

지난해 10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새도약기금 출범식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오른쪽에서 네번째) 등 참석자들이 현판식을 갖고 있다. 2025.10.01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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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짜리 배드뱅크 막아야"…금융위, 대부업계와 회동

1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19일 금융소비자국장 주재로 대부업계를 소집해 새도약기금 참여 확대와 장기 연체채권 매각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회의에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금융감독원도 참석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새도약기금을 통한 장기 연체채권 정리의 마지막 단계가 대부업권"이라며 "업계 애로사항을 듣고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새도약기금은 금융회사가 보유한 장기 연체채권을 매입해 소각하거나 채무를 조정하는 일종의 배드뱅크다. 연체 기간 7년 이상, 원금 5000만원 이하 채권이 매입 대상이다.

은행을 비롯한 대부분 업권은 새도약기금에 가입했지만 대부업권 참여율은 여전히 낮다. 상위 30개 대부업체 가운데 새도약기금 가입 업체는 15곳에 그친다. 금융위에 따르면 새도약기금 매입 대상인 대부업권 보유 채권 규모는 약 4조9000억원으로 전체 대상 채권(16조4000억원)의 약 30%를 차지한다. 대부업권 참여 없이는 새도약기금이 사실상 '반쪽짜리 배드뱅크'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0%대에 산 채권, 5%엔 못 넘겨"…금융위, 새도약기금 '반쪽' 위기에 대부업계 소집 원본보기 아이콘

"20%대에 산 채권, 5%엔 못 넘겨"…대부업계 반발

대부업계가 소극적인 건 캠코의 채권 매입 가격 때문이다. 업계는 금융회사로부터 부실채권을 평균 20%대 가격에 매입해 왔는데, 캠코가 제시한 매입가율은 5% 수준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이 가격에 채권을 넘길 경우 손실이 불가피해 사업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업계는 반발한다. 지난 2024년 기준 대부업권의 평균 부실채권 매입가율은 29.9%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채권은 20%대 가격에 사 왔는데 5% 수준에 매각하라고 하면 손실을 전부 떠안으라는 얘기"라며 "매입가 조정이나 정책 인센티브가 필요한데 정부가 업계 의견을 충분히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금융당국도 업계의 현실적인 어려움에는 일정 부분 공감하고 있다. 다만 새도약기금이 매입하려는 채권은 회수 가능성이 낮은 장기 무담보 연체채권인 만큼 일반 부실채권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부업권이 주장하는 평균 부실채권 매입가율 29.9%에는 담보채권과 회생채권, 신용회복 채권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며 "새도약기금 매입 대상인 무담보 연체채권의 경우 연체 1~2년 기준으로도 실제 매입가가 13% 수준이고, 연체 기간이 길어질수록 가격은 더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업계 입장에서는 5% 일괄 매각이 생존과 직결된 문제일 수 있는 만큼 현실적인 절충안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명동 폐업 상점에 사금융 대출 관련 전단이 놓여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 aymsdream@

서울 명동 폐업 상점에 사금융 대출 관련 전단이 놓여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 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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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매입가 조정·인센티브 확대 검토…허가제 전환도 추진

금융위는 대부업계와의 회동에서 채권 매입가 조정과 함께 인센티브 확대, 채권 선별 매입 등의 방안을 폭넓게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미 가격 기준이 마련돼 있는 데다 기존 참여 업체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매입가 조정의 걸림돌이다.


대부업계 참여 유도를 위한 인센티브 확대 방안도 추진 중이다. 정부는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개인 연체채권의 대부업체 매입을 제한해 왔지만, 새도약기금 협약에 가입한 업체에는 이를 허용하기로 했다. 또 기존 금전대부업체에만 적용되던 우수대부업자 제도를 매입채권추심업체까지 확대해 은행권 차입 경로도 열어줄 방침이다.


금융위는 이르면 이달 말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이 같은 인센티브 확대 방안과 함께 매입채권추심업체 허가제 도입 방안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허가제 전환이 사실상 새도약기금 참여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매입채권추심업은 등록제로 운영되며 3년마다 갱신 심사를 받는데, 허가제로 바뀔 경우 당국의 관리·감독이 한층 강화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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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허가제 전환을 사실상 새도약기금에 참여하지 않으면 허가를 내주지 않겠다는 압박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며 "업계 생존이 걸린 문제인 만큼 단순한 참여 압박보다 실효성 있는 영업 인센티브 등 보완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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