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지어지면 먼저 연락 주세요" 자산가들 '눈독'…200억원 초고가주택 들어서나[부동산 AtoZ]
8000㎡ 한남동 희소 대형 부지
부영이 225억원 매입하며 다시 주목
초고가 빌라만 가능한 제1종전용주거지역
디벨로퍼들도 군침…인허가·주변 민원 변수
부영 "활용 계획 미정"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서울 뒤편. 호텔을 끼고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자 하얀 가설 펜스가 길가를 따라 길게 늘어서 있었다. '부영주택 소유 사유재산'이라는 문구가 펜스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안쪽에는 공사 장비도 가설 사무소도 보이지 않았다. 부영주택이 3년 전 2223억원에 사들인 약 8000㎡ 규모의 한남동 알짜 부지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서울 뒷길. 왼쪽은 호텔 부지, 오른쪽은 부영주택이 보유한 하얏트 주차장 부지다. 흰색 가설 펜스에 '부영주택 소유 사유재산'이라는 알림판이 붙어 있다. 최서윤 기자
이 일대는 남산 자락과 한강 조망을 동시에 낀 한남동 고급 단독주택가다. 한남더힐·나인원한남 같은 초고가 주택과 같은 생활권으로 묶인다. 주변에는 삼성가를 비롯해 중앙일보, 신세계, 부영 등의 회장 소유 자택이 있다.
부영주택은 최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소유였던 한남동 단독주택(약 1104㎡)을 255억원에 매입했다. 하얏트 주차장 부지 바로 옆이다. 이 회사가 하얏트 주차장 부지에 이어 맞닿은 단독주택까지 사들이면서 한남동 고급주거 개발 향방이 다시 시장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이 지역 중개업소 대표는 16일 "주택이 들어서면 사고 싶어 하는 자산가들이 많다"며 "나인원한남이나 한남더힐 거주자 중에서도 조망이 좋은 이곳에 집이 지어지면 먼저 연결해달라는 요청이 있다"고 했다. 한남동은 이미 200억원대 거래가 낯설지 않은 동네다. 파르크한남은 2023년 8월 180억원에 거래되며 아파트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고, 나인원한남은 2024년 7월 220억원에 이어 지난해 2월 250억원에 손바뀜되며 공동주택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고급주택 개발 가능성이 높은 건 정 회장이 매각한 필지가 제1종전용주거지역이기 때문이다. 주거지역 중 규제가 가장 까다로운 등급으로 단독주택 중심 2층 이하 저층 개발만 허용된다. 하얏트 주차장 부지는 제1종전용주거지역과 한 단계 완화된 제1종일반주거지역이 섞여 있어 원칙적으로 4층 이하 빌라(연립·다세대주택)까지 허용된다. 두 부지 모두 남산 자락의 자연경관지구로도 묶여 있어 건물 높이와 외관 심의 등에서 추가 제약을 받는다. 2400억원이 넘는 토지 매입비를 감안하면 사실상 가구당 수백억원대에 달하는 초고가 빌라나 타운하우스 외에는 사업성을 맞추기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특히 하얏트 주차장 부지는 부동산 디벨로퍼 업계에선 오래전부터 주목받아온 자리다. 인근 한남더힐(2011년 입주), 나인원한남(2019년 입주) 부지 개발이 끝난 뒤로 한남동에 남은 마지막 대형 개발 가능 부지로 꼽혀왔다. 2021년 실제 개발이 추진된 전례가 있다. 당시 이든자산운용과 디벨로퍼 UOD 등이 컨소시엄을 꾸려 최고급 연립·단독주택 개발을 진행했으나 자금시장 경색으로 좌초된 바 있다. 이후 자금력을 앞세운 부영이 해당 부지를 사들인 상태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서울 뒤편 하얏트 주차장 부지 끝자락. 도로 옆 높은 옹벽 위로 부지가 이어져 있어 주변 도로보다 높은 곳에 자리한 모습이다. 최서윤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부동산개발업계 관계자는 "하얏트 주차장 부지는 주변이 검증된 고급 주택가인 데다 과거에도 디벨로퍼들이 수차례 하이엔드 개발을 검토했던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얏트 주차장 부지 뒤쪽에는 단독주택 2채, 앞쪽에는 고급 빌라를 배치하는 식의 구상도 오갔던 것으로 안다"며 "분양가는 가구당 200억원 안팎이 될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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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실제 개발까지는 인허가와 주변 협의가 변수로 남아 있다. 이 일대는 재계 인사들의 자택이 밀집한 지역인데다 지대가 높아 건축 규모, 조망, 경관, 사생활 노출 등을 둘러싼 주변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
부영주택 관계자는 "이번 단독주택 매입과 관련해 구체적인 활용 계획은 정해진 게 없다"며 "하얏트 주차장 부지 개발도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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