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역마다 한국인 격리조치 강화…뒷짐 진 中 정부
[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코로나19 역유입을 막기위한 중국의 한국발 입국자 강제격리 조치가 점입가경이다. 중국의 각 지방정부들이 코로나19 대응단계를 하향조정하며 도시운영의 정상화 절차를 밟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우리정부는 한국발 입국자 강제격리 조치를 '과잉대응'이라고 보고 있지만 중국 중앙정부의 지시가 아닌 지방정부 차원의 자체적인 결정이라는 점에서 양국간 의견조율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26일 중국 각 지역 영사관 및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각 지역별 한국발 입국자들에 대한 통제는 갈수록 범위가 넓어지고 강화되고 있는 추세다. 한국인 기업과 교민들이 많은 랴오닝성 다롄 지역은 전날부터 한국·일본발 항공기가 공항에 도착하면 검역 직원이 기내에 탑승해 승객 전원을 대상으로 체온측정을 실시하고 있다. 랴오닝성 선양에서도 한국발 비행기 검역이 강화돼 한국인이 비행기에서 내리면 지정 차량에 태워 병원으로 이송 후 코로나19 검사를 실시 중이다. 음성 판정이 나오더라도 귀가 조치 후 자가격리를 해야한다.
강제격리 사례도 나오고 있다. 산둥성 웨이하이 지역에서는 전날 오전 10시 50분(현지시각) 공항에 도착한 인천발 제주항공 승객 163명에 대해 전원 격리 조치했다. 웨이하이시 정부는 전날부터 일본과 한국 등에서 웨이하이로 입국하는 사람들은 국적을 불문하고 강제 격리한 뒤 14일 후에 귀가시킨다는 방침을 공지했다. 산둥성 칭다오시도 한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에 대한 입국 규제를 강화해 지난 24일부터 지정호텔에서 14일 동안 자가격리 조처를 취하고 있다. 전날 인천에서 출발해 난징에 도착한 항공편에서도 발열자가 발견돼 탑승객 169명 가운데 발열자 주변의 70여명은 지정된 호텔로 격리조처되기도 했다.
선양과 베이징 등 일부 지역에서는 지역주민들에게 한국인들이 많은 지역에 가는 것을 최대한 피하라는 경고성 알림까지 발동한 상태다. 상하이에서는 입국한지 2주가 된 한국인을 대상으로 열체크도 이뤄졌다는 전언이다.
중국에 남아 있는 한국 교민들은 갈수록 강해지는 중국의 한국발 입국자 강제격리 조치와 한국인들에 대한 높아진 경계심 때문에 불안해하고 있다.
한국인들이 많이 모여 있는 지역에 사는 중국인들은 "한국인들이 지역사회로 들어오는 것이 무섭다. 조금 있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입국할텐데 불안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웨이보 등 SNS를 통해 "중국 정부가 한국인 입국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중국인들도 많아지고 있다.교민사회는 "중국인들이 한국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어 지역별 조치에 협조하고 마찰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뒷짐 진 중국 정부…지방정부 결정 두둔·합리화=중국은 현재 코로나19 환자 증가가 보고되는 한국과 일본 같은 국가들에 대해 여행주의보 발령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각 지역별 한국발 입국자 격리 및 통제조치도 중앙정부 차원의 지시가 아닌 지역 내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각 지방정부의 자체 결정이다.
코로나19 발병 초기때부터 중국에 대해 상당히 대응을 자제해온 한국 정부가 중국 외교부에 공식 항의하더라도 중국의 각 지방정부가 산발적으로, 자체적으로 실행하는 코로나19 역유입 방지 통제조치들이다 보니 "지시한적 없다"식의 빠져나갈 구멍이 생기는 셈이다.
중국 중앙정부는 오히려 한국인 입국자들 통제를 강화하는 지방정부의 조치에 뒷짐을 지며 두둔하는 모양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오후 기자브리핑에서 "감염병에 밪서 자국민의 생명, 안전, 건강 보호와 지역 및 세계의 공공위생 안전을 수호하는 것은 각국이 응당히 짊어져야 할 책무"라고 역설했다.
중국이 코로나19 역유입을 막기 위해 지역별 통제수준을 강화하고 있는 것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한국인, 중국인간 논쟁에 불이붙자 중국은 언론을 동원한 합리화 작업도 시작했다.
이날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입국자 검역 강화 등 엄격한 조치들은 코로나19 발병 초기 이웃국가들이 중국에 선의를 베풀고 도움을 준 행위들과 대조적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이러한 방법들은 중국의 실용적이고, 과학적이며 합리적인 대응책"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중국이 선택한 이러한 방법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위한 유일한 방법"이라며 "다시 감염이 확산될경우 지금까지의 코로나19 통제 노력이 헛수고로 돌아가게 되고 이로인해 전 세계의 코로나19와의 싸움도 교착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돈 있어도 아무나 못 누린다"…진짜 '상위 0.1%'...
한편 중국에서는 후베이성을 제외하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한자릿수로 떨어진 상황이다. 통제 분위기 속에 광둥성을 포함한 많은 지역이 전염병 대응단계를 하향조정했으며 발원지인 후베이성과 수도 베이징을 제외한 지역의 코로나19 감염 위험도를 저·중·고로 나눠 저위험 지역부터 단계적인 경제 활동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