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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제 대학 나왔는데 마트 판매직"…대졸 10명중 3명 '하향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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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하향취업의 현황과 특징' 보고서

대졸자가 고졸 학력 직군에 취업한 비율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최근 30% 이상

실업률 높아지는 시기에 하향취업률도 증가

"4년제 대학 나왔는데 마트 판매직"…대졸 10명중 3명 '하향취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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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대학을 졸업하고도 대졸 학위가 필요하지 않는 매장 판매직이나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하향취업자' 비율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급증했다. 하향취업자가 늘어날수록 양적으로는 고학력 취업자수가 증가하지만 해당 취업자가 자신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일자리를 구했다고 볼수 없는 문제가 발생한다. 일자리와 학력 간 미스매치는 학력과잉에 따른 교육 투자와 인적 자본 활용의 비효율성과도 직결된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하향취업의 현황과 특징' 보고서(조사국 모형연구팀 오삼일 과장, 강달현 조사역)에 따르면 대졸취업자 수 대비 하향취업자 수로 정의한 하향취업률이 2000년대 들어 꾸준히 증가하며 올해 3월부터는 30%를 넘겼다. 9월 현재 30.52%인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해인 2007년 12월 23.93%대비 6.59%포인트 높아진 셈이다.

이러한 증가 추세는 수요에 해당하는 고학력 일자리 증가가 대졸자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노동시장의 수급 불균형 때문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오삼일 한은 조사국 모형연구팀 과장은 "2000~2018년 중 대졸자가 연평균 4.3% 증가한 반면 적정 일자리는 2.8%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하향취업률을 성별로 살펴보면 여성(18.9%)보다 남성(29.3%)이 높았다. 연령별로 보면 장년(35.0%), 청년(29.5%), 중년(23.5%) 순이었다. 오 과장은 "장년층의 높은 하향취업률은 은퇴 이후 새로운 일자리에 종사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며 "이에 따라 최근 하향취업률의 빠른 증가세는 고령화에도 일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대학 전공별로는 직업과 연계 성이 높은 의약, 사범계열이 10% 이내의 낮은 하향취업률을 보였으며 인문·사회, 예체능 및 이공계는 30% 내외의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한편 대졸자가 하향취업을 하는 경우 어떤 직업을 주로 선택하는지 살펴본 결과, 서비스 및 판매 종사자가 되는 비중(57%)이 가장 높 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률이 증가할수록 1개월 시차를 두고 하향취업률도 높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실업률이 상승할 때는 노동시장에 공급이 넘쳐나므로 하향 취업을 선택하는 경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일자리 사다리도 무너진 것으로 나타났다. 2000~2017년 중 하향취업자가 향후 대졸 일자리에 맞는 적정취업으로 전환하는 비율을 계산한 결과, 하향취업자 중 평균 85.6%가 1년 후에도 하향취업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4.6%만 적정취업으로 전환했다. 2년, 3년 후 전환율도 8.0%, 11.1%에 불과해 하향취업이 더 좋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한 디딤돌이 되지 못한 것으로 평가할수 있다.


하향취업의 고착화도 심화되는 모습이다. 하향취업 상태를 계속 유지할 확률은 2000년 80.5%에서 2017년 89.8%로 9.3%포인트 상승했다.


2004~2018년중 하향취업자의 평균임금(177만원)은 적정취업자의 평균 임금(284만 원)보다 38% 낮은 수준이다. 임금분포를 살펴보면 하향취업자의 임금이 150만원 주변에 집중된 반면, 적정취업자의 임금은 150~450만원 구간에 넓게 분포해 있다.


대졸자가 과거 적정취업을 했다가 직장을 잃고 다시 하향취업을 하는 경우엔 적정취업을 할 때보다 임금이 36% 낮아졌다.


오 과장은 "하향취업 증가는 인적자본 활용의 비효율성, 생산성 둔화 등을 초래하므로 노동공급 측면에서 직업교육을 강화하고 필요 이상의 고학력화 현상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하향

취업에 따른 낙인효과를 줄이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제도개선을 통해 직업 간 원활한 노동이동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업별 학력수준은 한국표준직업분류에 따른 직업별 필요학력과 실제 직업별 평균 학력을 비교해 본 결과 관리자, 전문가, 사무 종사자가 대졸 혹은 초대졸 학력수준을 요구했고 서비스 및 판매 종사자, 농림어업 숙련 종사가, 기능원, 장치 및 조립종사가 등이 고졸로 분류됐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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