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스마트쉽 개발 속도…해운업계도 '디지털 전환' 고심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조선ㆍ해운업계에도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날로 격화되는 수주경쟁, 매해 강도를 높여가는 해양 환경규제 등에 대응하기 위해선 ICT기술을 적극 활용한 미래 먹거리 선점이 절실하단 이유에서다.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ㆍ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가 최근 스마트쉽(smart ship) 관련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스마트쉽은 ICT기술을 기반으로 한 자율운항시스템, 선박자동식별장치를 갖춘 디지털 선박을 의미한다.
현 단계의 스마트쉽 기술은 선박 시스템이 항행 중 발생하는 각종 특이사항을 판단해 전달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해마다 관련 기술이 발전, 15~20년 후부터는 '완전 자동화' 단계까지 기술 발전이 진척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런 만큼 조선 3사도 관련 기술 개발에 적극적이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SKT와 함께 업계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을 통해 선박 원격ㆍ자율운항기술을 시연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중공업도 최근 KT와 경주 감포항~포항 호미곶에 이르는 구간에 해상통신 커버리지 구축을 완료, 향후 선박 원격제어 등을 추진키로 했다.
전통적 중후장대 산업군에 속하는 조선사들이 ICT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은 중국 등 후발주자가 가격경쟁력으로 국내 조선업계를 맹추격 하고 있는 데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가 날로 강화되는 등 악재가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 먹거리인 스마트쉽 시장을 둔 관련 기술력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업계에선 관련 분야에서 앞서나가는 유럽 등을 추격하기 위해선 연구ㆍ개발(R&D) 역량을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다른 분야에선 한국 조선업계가 기술적 우위를 굳히고 있지만, 스마트쉽 분야에선 유럽 등이 표준화 측면에서 대형 3사가 독자 개발을 진행 중인 우리보단 한 걸음 빠른 상황"이라면서 "최근 국내 조선업계의 대형화 추세 역시 연구ㆍ개발(R&D)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한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해운업계 역시 디지털화에 적극 대응 중이다. 국내 유일의 원양선사인 현대상선은 미국 IT기업 오라클과 재무ㆍ회계(ERP) 시스템, 대화주서비스 등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한 데 이어 내년엔 컨테이너 및 벌크 운영을 위한 차세대 해운물류시스템 '뉴 가우스 2020(NewGAUS 2020)'을 개발 중이다.
현대상선이 ICT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이유 역시 만성적 공급과잉에 내몰린 해운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다. 종전처럼 선복량 및 운임경쟁으론 글로벌 대형 선사들과의 경쟁에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만큼, 물류체계에 ICT 기술을 적극 도입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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